해외에서 바라 본.
연말에 생긴 휴가로 San Francisco를 다녀왔다.
샌 프란시스코는 각종 관광지로 유명한데 골든 게이트 브릿지를 비롯, 전차, PIER 39, 광활한 파크, 미술관 등지를 모두 보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켓에서 본 HOMELESS다.
내가 즐기러 간 나라에서 못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황이 대비되어 더욱 죄의식 비슷한 것이 생기는 것도 같고, 해외에서 HOMELESS는 한국에 비해 더 노출되어 빈번하게 마주치기 때문인 것도 같다.
이곳저곳을 여행 다니다 보니, 많은 노숙자들은 마주치게 되는데, 그 빈도수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월등히 많은 홈리스를 보았다. 한국에서 주요 거리, 유명 관광 명소에서 노숙자를 마주친 적은 없지만, 외국에서는 어디를 가나 노숙자들을 흔히 마주칠 수 있다.
샌 프란시스코에서는 심지어 대형 마켓 안에 홈리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옷차림, 뭔가를 잔뜩 꾸려놓은 듯한 짐 꾸러미(산 물건이 아닌), 위생 상태, 흔들리는 시선 등을 통해 추측할 수 있었다. 처음에 그들을 보았을 때, 마음이 불편하고, 걱정스럽고, 안쓰럽고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 그러나 마켓의 점원이나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고, 나만 힐끗거리며 그들을 의식하고 신경 쓸 뿐이었다. 감정이 앞서고 쉽게 동화되는 성격이라, 사람들 안에 섬처럼 떠 있는 그들의 고독이 상상되어 왠지 계속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나의 감정을 들은 친구는 말했다.
미국이 개인주의다 개인주의다 욕 하는데, 그 개인주의 때문에 이 사람들이 마켓 안에 머물 수도 있는 거라고.
한국 같았으면 이런 말끔한 마켓에 홈리스가 들어오게 내버려두겠냐고.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홈리스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들이 일반인의 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확실히 싫어하고, 저지한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홈리스라도 다른 사람이 들어가는 공간은 어디든 들어간다. 점원들도 특별히 저지하지 않는다. 샌 프란시스코의 메인 스트릿을 걸어 다니다 보면 거리 모퉁이마다 도움을 청하는 홈리스들을 만날 수 있다. 현지인들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음식이 남으면 이것을 포장해서 홈리스들에게 주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홈리스들과 친분을 쌓고 길에 같이 앉아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여러 곳을 여행 다니면서 보게 된 흔한 홈리스의 풍경이다.
내가 무심하다고 생각했던 시선의 끝에는 홈리스를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고, 그의 삶 그대로 내버려두는 존중의 의미가 있었다. 이제껏 너무 내 입장에서 연민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본 게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외롭든 고독하든 그들에게는 그들의 삶이 있는데, 누군가를 함부로 동정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 아닐까. 단순히 그들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도움을 주고 싶다면 나의 작은 부분이라도 나누는 의미로 주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일상에서 그들을 보는 것을 불편해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들이 불편해하면 할수록 음지로 밀려나게 될 그들의 삶은 결코 평탄치 않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