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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Aug 13. 2019

행복을 찾는 이야기

게임이 즐거운 이유 1-2  '성취'

나는 10대에도 20대에도 그리고 어쩌면 30대에도 '게임 중독'이라는 말을 듣고 살아왔다. 유유상종이라고 친구들 중에 게임을 좋아하는 녀석들도 많고, 그 중 한 명은 우스개소리로 나중에 늙어서 실버타운 같은 곳에서 같은 건물 각기 다른 층에서 살면서 그 때에도 같이 게임을 하는게 꿈이라고 할 정도로 게임을 사랑하고 좋아한다.


게임이 왜 그렇게 재밌고 즐겁냐고 묻는다면 우선 먼저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일단 나에게 게임이 가장 큰 매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상상하던 그리고 상상조차 못하던 색다른 경험들을 게임을 통해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건 나이가 좀 들어서 스토리를 따라가며 근사한 모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RPG 장르의 게임에 빠져들어서 알게된 매력이지만 이제는 이것을 가장 좋아한다. 특히 중, 고등학교 때 푹 빠져서 즐겨했던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와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는 지금도 내가 기억하는 가장 재미있게 했었던 게임들이다.


특히 파랜드 택틱스는 내가 RPG 게임에 첫 발을 딛게 해준 역사적인 게임이기도 하다.


물론 스토리와 그 게임성으로 인한 재미 이외에도 게임이 즐겁게 느껴지게 해주는 요소들이 몇 가지 더 있다.

첫 번째는 현실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빠른 성취이다. 대체로 만족할만한 성취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하고, 그마저도 수많은 실패 속에서 좌절하며 성취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반면 게임에서는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비례하여 반드시 성장하며 그만한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마약같은 즐거움과 쾌감을 주는 것이다. 물론 마약은 해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 그만큼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다. 1998년 9월 1일에 상용화를 시작하여 온라인 게임 시장에 역사적인 한 획을 그었던 리니지의 현거래로 인한 사회문제로 이슈가 되었던 사례만 봐도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 개인적으로 좀 변태스러울 정도로 경쟁이 과열되어 게임에서조차도 경쟁하며 남들보다 더 큰 성취를 얻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볼 때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지만 말이다.


그 동안 게임을 하면서 비교적 빠르고 확실한 성취에 대한 부분에 대해 현실에서도 사실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라는 점을 깨달았다. 현실이 게임처럼 언제나 즐겁고 재미있고 흥미롭지는 않지만 그리고 눈에 보이는 큰 성장은 아니지만 현실의 성취와 게임의 성취는 그 속성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임은 대체로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그 방향을 따라 나아가게 되어있다. 그리고 그렇게 나아가는 동안 플레이어는 시간과 나름대로의 노력을 투자해야하고,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해 세이브와 로드를 반복해가며 실패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이루어낸다. 그렇게 나아가다보면 게임 아바타는 어느새 어마어마하게 성장하여 게임 앤딩까지 함께 닿아있는 것을 수십 번을 경험했던 나는 현실에서도 게임과 명확한 공통점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현실에서도 명확한 방향성을 정하고 그 방향성을 따라 나아가야 한다는 것과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나가다보면 어느새 성장해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라는 점이다. 문제는 게임과 다르게 이 과정이 때때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며 감당하기 싫은(대체로 못하는 게 아니라 싫은!) 문제들을 마주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다시 한번 게임과 비교해보면 게임은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우습게도 게임에서도 스트레스를 분명 받는다. 게임의 난이도가 너무 쉬우면 게임은 재미가 없고, 흥미를 잃게 만든다. 지나치게 쉽게 얻는 성과에는 사람이 얼마나 간사하게도 감흥을 못느끼는지 게임을 해본 나는 알 수 있다. 반면에 어려운 난이도와 마주하며 게임 오버를 맞이할 때는 마우스와 키보드 혹은 게임 패드를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다시 도전하여 기어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것에서 '해냈다!'라는 성취감을 얻으며 재밌다라고 느끼는 것이다. 현실은? 당연히 게임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으로 얻어지는 보상이 따라오기 때문에 더 좋기도 하다.


게임과 다르게 현실은 세이브와 로드가 되지는 않지만 현실은 세이브가 필요없이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상황 속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가 자주 생각하는 "만약 그랬었더라면..."이라는 후회와 같은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열망이 게임에서는 세이브와 로드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선택한 것에 대한 경험들이 경험치로 착실하게 쌓여가고 있고 그것이 지금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분명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라는 것이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또는 포기하고 다른 선택지를 선택하여 나아간다하더라도 그 경험치는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지금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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