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나는 숲이 아니라 나무가 되고 싶었다
어릴 적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으며
소년에게 제 모든 것을 주었던 그 나무 옆에
오롯이 함께 하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나는 숲을 보기가 싫었다
눈 앞에 뻗어오는 작은 손길을
마주 잡고 그 손에 넉넉히
내 열매들을 나누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채 자라지 못한 어린 나무였고
가진 열매가 모자라
넉넉히 주지 못하고 돌려보낼 때면
밤이슬 뚝뚝 맺혀
끝까지 채 자라나지 못하고
겨울을 맞아 시들어 버리고는 했다
눅눅하게 젖어
장작으로도 쓰이질 못하는 탓에
나는 여전히 어릴적 꿈꾸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