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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삶, 그리고 가짜만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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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생각하는 완전한 사람은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본인의 존재감은 타인과 비교했을 때 비로소 명확해진다. 어릴 때부터 엄격한 상대평가 시스템에서 교육받아온 우리는, 내 스스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상대적으로 비교되어 규정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더 나은 위치를 점할 수 있을까에 익숙해진다. 어른들이 습관적으로 말하는 '남부럽지 않게 살아라.'는 말도, 지금 생각해보면 타인과 비교했을 때의 만족을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어른들의 무의식이 반영된 말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인정투쟁에 열을 올린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보다 더 두드러져보일까. 어떻게 하면 저 팀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상급자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까에 몰두한다.


심지어 리더들에게도 이는 적용된다. 내가 역량에 있어서 뛰어난 리더이고 관계에 있어서 직원들을 충분히 배려하는 착한 리더임을 직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리더들의 은근한 인정욕구는 대다수의 조직에서 발견된다. 리더들은 이러한 인정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 의기소침해하고 소외감을 느끼며 때로는 분노하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결국 쟤네들은 지 살길만 찾아가는구나.' 와 같은 이야길 듣다보면, 리더들 가슴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인정욕구와 외로움이 느껴진다.


이 모든 스트레스와 감정기복의 많은 부분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못해 발생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가장 완전한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하면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자신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일상에서도 '나는 이정도 수준이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는 선이 필요하고, 관계를 맺을 때도 '나는 이 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게 행복한 것 같아.'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업무를 하거나 비즈니스를 할 때에도, 다른 기업 다른 팀에 대비된 성과가 아니라, 나와 우리 조직이 가진 또렷한 기준과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자족감(自足感)


자신만에 이런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이 온전한 자족감을 느낄 수 있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찾아지는 존재감과 상대적 만족감이 아닌, 스스로 충분히 흡족한 상태인 '자족감'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상대적이지 않는 자신만의 기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그렇게까지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했던 근원적인 이유는, 내 스스로 어떤 지점에서 만족하는지, 나는 어떨 때 스스로를 인정해줄만한지에 대한 기준의 부재 때문이다.


우리는 그 동안 나 자신으로부터 찾아야 하는 정답을 찾지 못하고, 타인에 의존해서 가짜만족감에 취해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런 가짜만족감은 끝없는 불안함을 야기한다. 그 만족감은 타인의 지위와 상태에 따라 시시각각 바뀔 수 밖에 없는 연약한 만족감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파악하고 나의 근원적인 기대와 욕구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결국 스스로와의 대화시간을 의도적으로 더 확보하고 나와의 교감이 충분히 이루어질 때, 비로소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그리고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단단한 자존감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20191229_114755.jpg 2019년 연말. 발리에서 엄마와 요가를 하고 있는 딸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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