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훈련소에서

자작시

by 최은

이곳 공기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눅눅하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가만히 서면

열이 살갗으로 스며들고,

조금만 움직여도

작은 화롯불이

속에서 일어납니다.


우리는

동이 트기 전부터 일어나

연병장을 돌고,

교육장과 식당, 생활관을

끝없이 오갑니다.


구령과 군홧소리,

선풍기 날개짓이

하루를 가득 채우고,

벽도, 침상도, 복도도

온통 땀에 젖어 있습니다.


처음 편지에는

셋째 날 쓰러진 동기 이야기와

밤마다 들려오던

낮고 거친 숨소리,

참지 못한 흐느낌을 적었습니다.


그러나 새 종이에

다시 편지를 썼습니다.


광복절 파란 하늘에 걸린

하얀 구름을 바라보다

너의 생각이 났다고.


그 순간,

이곳에 온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그렇게

8월의 훈련소를

견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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