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하늘이 제 무게에 지쳐
구름을 너울처럼 흘려보내고,
나는 그 아래 서서
내 안에 침잠한 것들을 헤아렸다.
잎새가 바람을 길어들이듯
그림자마저 내 쪽으로 기울어
검은 음영 속으로
잠잠히 걸어 들어갔다.
달빛이 창에 얼굴을 대고
내 속을 들여다본다.
꿈속에서 나는
그대의 그리움이었다.
그대가 나를 그리워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대 안에 깃든 기억이 되어
천천히 희미해지고 있었다.
눈을 뜨니
베개 위엔 가신 온기만 남고,
창을 여니
새벽 냉기만 스쳐갔다.
홀로 선다는 것은
자신을 해체해
다시 세우는 일.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은
내가 흘려보낸 것들의 메아리,
서녘 하늘의 상흔은
끝내 전하지 못한 편지였다.
하늘 아래서
나는 나를 내려놓고,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운다.
때늦은 서광이
그제야,
어깨에 내려앉는다.
부서진 뒤에야 비로소 단단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