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유산
24년 12월 25일,
우리 부부에게 찾아온 크리스마스의 선물, 첫 임신 소식이었다.
20년 7월 결혼식을 올리고 같이 산지 어느덧 4년 차가 되어갔을 무렵
남편과 둘이서 보내는 즐거운 시간들을 잠시 뒤로하고 2세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둘이서 보내는 삶도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러웠기에 2세에 대한 계획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원할 때, 준비가 되었을 때 시도해 보자며 지내온 세월이
벌써 4년이 되어갔다. 작년 기준으로만 내 나이가 아직은 33살인지라
요즘 세상 기준으로는 늦었다고 마음이 조급하지도 않았었다.
집 근처에 다행히 큰 산부인과가 있어 바로 그곳에서 남편과 산전검사도
미리 받아두었다. 둘 다 산전검사에서는 큰 특이점이 없었고 이쯤 하면
어느 정도 준비한 계획된 임신이 아닐까 자신감도 있었던 거 같다.
그러고 나서 바로 첫 임신시도를 하자마자
고맙게도 아기는 우리 부부를 바로 찾아와 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임신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며 자연적으로
아이가 찾아와 주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지 미처 몰랐었던 거 같다.
석연치는 않았지만 꿈에서 큰 알밤과 그 주위에 큰 벌이 날아다니는걸
보아서 태몽이라 짐작하고 태명도 '밤비'라고 지어주었다.
그리고 임신만 되고 나면 출산까지 별 걱정 없이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 회사 선후배들은 그래왔기에
나 역시도 출산 예정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24년 9월 추석쯤
밤비를 만나는 상상과 임신초기부터 벌써 육아휴직 계획과
어린이집, 돌잔치까지 생각하며 임신기간에 대한 걱정은 단 하나도 없었던 거 같다.
그저 남편과 부모가 되어가는 기쁨을 조금씩 누렸다.
6주 차, 기다렸던 심장소리도 듣고 걱정과 달리 입덧도 없이
컨디션도 무척 좋았다. 적어도 심장소리를 듣고 나면 유산 가능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 더욱 마음이 놓였었다.
하지만 7주 차에 들어가는 그날 아침,
빨갛게 속옷이 적셔질 만큼의 출혈을 본 그 순간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이 날이 불행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