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초기, 엄마의 잘못은 아니라지만

#임신기록

by 이소



7주 차 첫 출혈을 본 이후로부터 일주일에 5번은 항상 병원으로 달려가야만 했다.

출혈이 있기 전에도 양수가 조금 부족하다고 했었는데,

그동안 물을 잘 마시지 않았던 터라 나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속상했다.


7주 차부터 출혈이 계속해서 보였지만 사실 병원에 가서도

유산방지주사와 초음파로 밤비가 무사한지 확인하는 거 말고는

크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저 이 시기를 잘 버티고 버텨 안정기에 들어서는 일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는 게 전부였다.


회사에 사정을 말하고 일주일 정도 연차를 사용해 계속 누워서

양수를 늘리기 위해 수분이 많은 과일도 수시로 먹어보고

이온음료, 물, 양수를 맑게 해 준다는 루이보스차,

출혈을 멈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근가루까지

하루종일 밤비를 지키는데 온통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하지만 출혈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심해졌고 심지어

기침을 해도 울컥하고 피가 쏟아질 정도로, 남편과 이 와중에

실없는 농담을 하다 웃었을 때에도 피가 쏟아져 내려왔다.


일주일 내내 유산방지주사를 맞아 엉덩이 양쪽이 돌처럼

무겁고 불편해도 12주까지만 어떻게 서라도 버티고 싶었지만


결국 밤비는 8주에 들어서자마자 심장이 멈춰버렸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찾아온 우리 부부의 첫 아이가 8주 만에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



작가의 이전글엄마가 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