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안에 갇힌 자

#16

by 빨간우산

가끔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을 본다.

때론 내 안의 불안과 두려움이 사슬이 되어
때론 타인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유혹이 되어
때론 내 앞에 놓인 의무와 강요가 짐이 되어

내 눈과 귀를 흐리고
마음의 너울은 요동치게 하며
생각과 판단의 저울을 망가뜨린다.

그런 사람은
몹시 괴로워하며 고통을 호소하지만
다른 이는 그가 왜그러는지 짐작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며
누구도 그가 갇힌 감옥의 세계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가 갇혀있다는 데 있지 않다.
그가 갇혀있음을
그리고 가둔 자가 바로 자신임을
풀어줄 수 있는 자 또한 자기 자신임을
알지 못하는 데 있다.

그는 두렵지만 두려움의 대상을 모르며,
분노하지만 분노의 방향은 갈 곳을 모른다.

그래서 그는 괴롭지만,
아무도 그의 괴로움을 이해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더욱 슬프고 외롭다.
그리하여 자신을 가두는 악순환의 고리는 단단해진다.

때문에 우리는 자기 안에 갇힌 자가 누구인가를
잘 알아보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의 분노가 언제 나를 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알아야 할 건,
자기 안에 갇힌 그 사람이
바로 나일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깨닫고 우리는
주변을 둘러볼 줄 알아야 한다.
모두가 자기 안에 갇혀 있지만
또 한편으로 그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 연결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런 고지식한 성격이
타인도 자신도 상처입혀
진정하고 주변을 둘러보도록 해
세상은 넓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주고받아

- 후쿠이 하루토시, [기동전사 건담 U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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