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감과 몰이해의 교환

#36

by 빨간우산

현대인들을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데 너무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그런 태도의 문제란, 아주 잠시의 알량한 우월감 외에 아무 것도 남겨주지 않는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깍아내리려는 시선은, 우리가 사는 복잡하고도 요묘한 이 현실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매일 맞닥뜨리는 깊고도 다면적인 인간의 심연에 대해, 궁금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애초에 차단하고 화해의 가능성을 박탈한다.

얄팍한 우월감과 참담한 몰이해는
그렇게 간단히 교환된다.

우월한 태도란 감정을 고갈시키고 통찰의 눈을 가리며 종국에는 인격적 성숙을 차단한다. 결국 그에게 남는 건 뜨거운 분노의 덩어리와 그것에 대어 아무 것도 쥐지 못하게 되어버린 무기력한 두 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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