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8월 5주 차
심플한 게 좋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 말을 지키며 사는 게 심플하지 않다. 이 ‘단순함’만큼 부단한 노력과 두둑한 지갑이 필요한 가치가 없다. 단순하지만 예쁘고 가격까지 적당한 물건을 찾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나도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작자의 고충을 이해한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덜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밋밋하다, 흔하다, 싸 보인다’ 따위 불안감 때문에 장식을 더하기 쉽다. 을의 처지라면 일한 티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소위 돈값은 해야만 한다.
애플 CEO였던 잡스는 일상에서부터 단순함을 실천한 사람으로 유명했다.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로만 옷장을 채우고 안경과 신발도 한 브랜드만 고집했던 사람이었다. 이런 걸 섣불리 따라 했다간 옷이 한 벌뿐인 사람으로 오해받기에 십상이다.
잡스는 단순함에 집착했다. 심지어 소비자와 제품군을 나누는 구분마저 단순하게 바꿨다. 일반인과 전문가, 모바일과 PC 이렇게 네 가지 축으로 제품을 나눴다. 소비자로서 고민이 필요 없었다. 예전 애플은 선택지가 단순했다. 그래서 말인데, 요즘 애플은 단순하지 않은 것 같다.
'졸업 축하 못 해줘서
엄마가 미안해.'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졸업식은 참 두려운 날입니다.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에게 졸업이란
사회로의 첫걸음이 아니라
집으로의 발걸음이니까요.
그런 엄마들을 위해
졸업의 의미를 바꿔드리고 싶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자녀의 취업으로
엄마를 불안으로부터 졸업시켜 주는
엄마의 졸업식
발달장애인의 졸업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도록
발달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Ul6ivcm8Cg
엄마, 그 이름만 스쳐도 문장은 강력해진다.
발달장애인 취업 지원 사업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의 엄마에 초점을 맞춰 더 뭉클하고 뜻깊게 느껴지는 광고.
'졸업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도록'이라는 이라는 마지막 카피가 좋다.
방영일: 20.08.0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동수
카피라이터: 이은하, 홍현지, 정유원
아트디렉터: 권혁민, 최수정
감독: 황범선
의존명사 '것'은 참 간편하다. 그래서 쓰임새도 많다. 문제는 너무 많이 쓰는 데 있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서부터 그가 식당을 고르는 것에 진심인 것을 깨달은 것이다.
→ 먹는 게 남는 거라는 주장에서 그가 식당을 고르는 데 진심이라고 깨달았다.
'것'을 과장해서 써 봤다. 이처럼 쉽게 남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노력한 것에 대한 결과
→ 당신이 노력한 결과
문장에 '것'이 있다면 뺄 수 있는지 한번 고민해보자. 여기선 '것에 대한'을 통으로 뺄 수 있다. 문장이 짧아지고 의미 전달도 쉬워진다.
상상하는 것은 즐거운 것이다
→ 상상은 즐거운 일이다
'것'이 너무 많게 느껴질 땐 빼 보자. 뺄 수 있고 빼서 좋다면, 빼는 게 맞다.
우울한 어깨로 자신만의 그늘에 선 이가 있다. 다가갈 것인가, 그대로 둘 것인가. 다가간다면 위로를 건넬 것인가, 조언을 해줄 것인가.
나는 조언하는 편이다. 감정보다 이성을 따르는 성향 탓도 있다. 그러나 진짜 위로는 이성에서 나오는 게 아닌 것 같다. 상대의 마음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독이는 일이다. 그래서 위로를 말이나 글로 옮기기 참 어렵다.
『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는 진심으로 건네는 진짜 위로에 가까웠다. 분명한 건 내가 쓸 수 없는 글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에 문득 하늘도 낯설다. 그토록 지독했던 올해 여름도 이렇게 가는가 보다. 계절이 바뀌며 우리 일상도 업데이트된다. 언제 더웠냐는 듯 외투를 여미고 떠나간 열기를 그리워하는 계절이 결국은 온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며 새 마음가짐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인스타그램에 매일 연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