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NORESQUE Oct 31. 2017

도쿄에는 이런 여자가 산다

도쿄란 스케치북에 그려진 한 여자의 성장사

아키타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 아야는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고 싶다. 사람들로부터 멋지다, 예쁘다, 귀엽다라고 얘기듣는 일을 하고 싶다. 록본기 힐즈를 보고 셀러브리키의 통조림같다 말하고 그러한 삶을 동경한다. 도쿄에 대한 생활 정보 웹사이트 '도쿄 칼렌더'가 제작한 드라마 <도쿄여자도감>은 한 여자 아이가 도쿄로 상경해 살아가는 모습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상경 후 여자는 어패럴 관련 회사에 취업을 하고 연애를 하며 결혼도 한다. 하지만 별거 후 이혼을 하고 재혼도 한다. 한 여성이 거칠 수 있는 시기의 포지션을 빠짐없이 섭렵한다. 언뜻 보기엔 별 거 아닌 여자의 성장 스토리같지만 <도쿄여자도감>에는 이 드라마만의 특징이 있다. 바로 <도쿄여자도감>이란 제목대로 도쿄의 여자를 지역으로 카테고리화 해 묘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겐자야는 키치죠지나 시모키타자와에 집을 구할 수 없는 20대 젊은 여성의 동네고, 에비스는 어엿한 회사에 취업해 자리를 잡은 성숙한 여성의 동네, 그리고 긴자는 화려하고 브랜드 물건을 거침없이 걸칠 수 있는 셀레브리티 여성의 동네다. 일견 성공과 돈만 바라는 탐욕적인 여자의 이야기 같지만 드라마는 도쿄란 도시의 세월을 흠모하는 눈으로 그려낸다. 스크램블 교차로,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면 3000명, 하루로 치면 50만명이 오가는 거리, 갓 상경해 여기저기 흘끔거리는 여자와 지금부터 미팅 갈 것 같은 여자의 행렬, 그리고 리크루트 수트를 입은 여자와 어깨에 멋진 가방을 맨 OL" 복잡함 속에서도 도드라지는 각자의 삶이 도쿄에서의 행복을 믿는다. 


"예약이 안 잡히는 레스토랑, 대기업 다니는 남자친구, 보람이 있는 일, 록본기 힐즈, 버진 시네마의 레이트 쇼, 1박2일의 하코네 여행, 하리 웬스턴의 결혼 반지. 주인공 아야는 도쿄를 이렇게 정의한다. 드라마는 이러한 도쿄를 무대로 행복이란 골을 향해 필요한 조건을 하나둘씩 클리어해 나가는 아야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녀의 행보는 탄탄대로다. 처음 본 면접에서 당당히 합격해 어패럴 회사에 입사하고 남자도 시기별로 바꾼다. 자신의 능력이 지금의 회사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하고는 구찌에 들어가기도 한다. 대범하고 당차다. 자신감 넘치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가진 듯한 아야는 지금의 자신의 삶이 행복한지에 대해 묻는다. 눈 앞에 것에 만족하지 못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길이 맞는 것이었는지 의심한다. 아야는 만족을 모르고 욕심을 부리는 가벼운 여자지만 드라마는 그녀의 음성을 통해 도쿄에서 자신이 무엇을 향해 달려왔고 발견했는지에 대해 고민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끝내는 어릴 때부터 멋지고 로맨틱하다고 믿었던 인생은 실은 여기저기 널려있는 이야기 중 하나다라는 걸, 여자의 질투 역시 인생의 스파이스라는 걸 꺠닫는다. 도쿄란 스케치북에 그려진 한 여자의 성장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