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만난 타인의 숨결, 새롭게 쓰여진 지도
스마프가 해체한 뒤, 쿠사나기 츠요시와 카토리 싱고, 그리고 이나가기 고로는 '새로운 지도(新しい地図)'란 이름의 새로운 유닛을 만들었다. 이름에서부터 새로운 출발이 느껴지는 이 유닛은 주로 채리티 위주의 활동을 한다. 첫 곡 '비개인 후 첫걸음(雨上がりのステップ)'의 아이튠즈 수익은 전액 장애인 스포츠를 위해 사용되고, '비개인 후 첫걸음'을 포함 발표된 또 다른 곡 '72'는 응원과 새로운 내일을 노래한다. 채리티, 응원송. 흔히 진부하고 판에 박힌 방식이라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비개인 후 첫걸음'은 '당신을 응원합니다'란 추상적인 메시지 대신 모두 2200명의 얼굴을 초고속 편집으로 보여주며 뭉클한 울림을 전해준다. '항상 곁에 있어요'란 말이 아닌 '모두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뭉클함.' 쿠사나기는 올해로 마흔 다섯, 이나가기 고로는 마흔 여섯, 카토리 싱고는 마흔 셋이다. 절정에 마침표를 찍은 이들이 펼친 새로운 지도가 몹시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