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듯 싶었지만 언제나 혼자가 아니었던 시간에 대한 기록.
지난 해 여름, 퍼블리에서 '팔리는 기획을 배우다' 리포트를 진행하며 독립적으로 책을 만드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 해 가을 무렵, 일본의 자비 출판과 진의 이야기를 담아 '쓰는 시대의 도래'를 완성했다. 책에 대한 욕심은 딱히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책이 갖고 싶어졌다.' 그러다 '부끄끄'란 곳을 알게됐고, 2월 말 작업을 시작해 지난 21일 드디어 책이 완성됐다. 'DOUGHNUTS HOLE'이란 제목에, 일본을 만난 순간, 그렇게 나의 시간이 되어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이자, 혼자인 듯 싶었지만 언제나 혼자가 아니었던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제본과 판매(선주문 후인쇄이긴 하지만)를 제외한 모든 작업을 (처음으로 포토샵을 사용하면서까지) 혼자서 했다. 백 커버 제목의 컬러가 조금 아쉽고, 어딘가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 풍기고, 아직은 부끄끄(http://www.bookk.co.kr/store)에서만 판매하고 있지만, 어쨌든 완성했다. 도쿄 북페어는 올해도 휴지인가 보다. 하지만 그를 대체하는 행사가 이케부쿠로에서 열릴지도 모른다. 9월이면 책의 냄새가 나고, 선선한 바람이 분다. 도쿄에서 도너츠를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