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텅 비어버렸다. 지난 겨울 뮤지션 몬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언젠가 그의 공연을 가보리라 생각을 기억했는데, 예정됐던 '몬구의 써머 투어'가 코로나로 취소되었다. 한치앞도 알 수 없는 요즘, 예매 오픈을 알고도 망설였던 나의 우유부단은 마침표를 찍을 겨를도 없이 나만 아는 쓸데없는 비밀이 되어버렸다. 그의 dolphin's love poem'은 요즘같은 내게 더할 나위가 없을텐데... 문래동 골목에서의 여름밤은 지친 어깨도 일렁이게 할텐데...일요일이 사라졌다.
'라이브 시대', 이런 시대가 있(었)다면, 그 시절은 지금 위태롭다. 세상 모든 이별은 시작의 다른 말이라고도 하지만, 어딘가에 녹음된 음원, 사운드가 아닌 너와 나, 그리고 오직 음악 만이 함께했던 라이브란 시간은 코로나라는 정체 불명 위기에 끝이나려 하는지 모른다. 2m를 이야기하고, 손에 병맥주를 쥐고 홀짝거리기는 커녕, 마스크로 틀어막은 너와 그 곁에 내가 사람보다 빈 자리가 더 보이는 공간에서 음악에 취하고, 몸을 흔드는 건 좀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라이브는 음악, 사운드, 그리고 무드. 그리고 온도. cero의 'poly life'는 조금 방방 뛰어야 하는데... 몬구의 '불꽃놀이'는 조금 더 뛰는데...열이 나면 (또 한 잔의 찬 맥주가 아닌) 보건소에 가야한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는 십 수 개의 온라인 공연을 보았다. 준비해둔 공연을 그대로 접을 순 없어, 문을 닫은 공연장을 돕기위해, 혹은 멀어져갈지 모를 음악 팬들을 안심시키느라 유튜브에 공개된 이런저런 라이브를, 아마 단기간 최다 횟수 관람했다. 때로는 몇 해 지난 후지록이기도 했고, 어떤 건 DVD로도 발매되지 않은 피쉬만즈의 귀한 영상이었고, 또 어떤 공연은 시부야 하늘 아래 펼쳐진 하루 반나절의 라이브였다. 평소같으면 티켓을 예매하고, (도쿄의 경우) 편의점에 들러 입장권을 교환하고, 줄을 서고 무대 앞에 서서 아픈 다리를 참아가며 낑낑댔을 텐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늦게 일어난 책상 앞에 컴퓨터를 켜자, 노래가 있었다. 그들이 있었다. 내가 알던 라이브가 시작됐다. 달랑 두 시간 남짓을 위해 소비했던 육체적, 심적, 경제적 노력을 생각하면 초 편리. 초 간단. 하지만, 이걸로 괜찮을까요? 난 여태 한 번도 공연을 가지 않았던 adoy에 빚이 있는데,..몬구를 다시 만나 인사를 건넬 염치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그러니까 난 아직 끝이 아닌데...
지난 가을, 여름이 가시지 않았던 도쿄에서의 MONO NO AWARE와 スカート가 마지막. 시간은 또 한 번의 계절을 돌았는데, 기억은 흐릿해져만 간다.
suchmos, odol, tendre, mitsume, mono no aware
그리고 옮겨보는 데뷔 15년차에 처음으로 온라인 라이브를 진행했던, 사카나쿠션. 야마구치 이치로가 이야기한 '이 시절의 라이브.' TOKYO FM 라디오 방송「SCHOOL OF LOCK! サカナLOCKS!」에 리모트 출연해 청취자 질문에 조목조목 답변을 남겼다.
야마구치 차이라고 한다면 매우 많았어요. 보통 라이브라면 스테이지 위에서 어떤 것들을 바꿀지, 어떤 연출을 할지, 스테이지 위를 상정한 뒤 생각하는 게 많은데, 온라인에서 공연을 하면서는 스테이지라는 틀을 넘어선다는 것을 궁리해야 했어요. 가령 (오프라인 공연에서) 객석을 휘잡아야 하는 장면인데 (온라인에서는 시청하는) 사람 수가 줄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조절하지 않으면 안돼요. 그만큼 기자재도 늘어나고, 예산도 많이 들고...
그리고 보통의 투어는 도쿄 뿐 아니라 전국을 돌잖아요. 콘서트장의 크기는 모두 제각각이고, 객석 수도 다 달라서 각각의 회장에 맞춰 가능한 연출을 생각하곤 했어요. 하지만 온라인 라이브는, 딱 한 번, 그 순간만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서, 스테이지를 벗어나 할 수 있는 것, 무대 밖에서 어떤 연출이 가능할지를 궁리하는 것들의 작업을 했어요. 그만큼 저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건 정말 재밌었어요.
그리고 온라인 라이브, 지금 우리가 하고있는 게 무엇에 가장 가깝냐고 한다면, 아마 뮤직 비디오일거에요. (온라인 라이브는) 뮤직 비디오를 만들 때의 사고 방식과 매우 가까워요. 라이브라는 포맷은 답습하지만, 그걸 어떻게 배반해갈까. 이 공연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게 연출할까. 어떤 인상을 갖게할까 등을 고려하는 지점이 있어요. 또, 뮤직 비디오는, 멋있는 척하면서 얼굴 절반만 보이게 하거나 라이트도 한쪽만 어둡게 하거나 하잖아요. 그런 계산들을 라이브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기존의 라이브와는 전혀 다른 연출의 방식이 되었어요.
Q 가장 공들인 부분은 어떤 건가요. 그리고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간 부분은?
야마구치 가장 돈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의 라이브와는 전혀 다른 곳에 비용이 든 건, 카메라와 조명이에요. 보통의 라이브라면 스테이지 위에만 조명을 꾸리지만, 이번에는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팀, TV에서 보는 CM같은 걸 찍는 팀이 카메라멘과 조명으로 들어갔어요. 조금 자세히 이야기하면, 라이브는 본래 소리에 반응하는 식으로 빛을 연출해요. 하지만 CM이나 뮤직비디오는 빛과 영상, 그리고 그에 반응하는 카메라의 조합으로 표현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그림, 영상을 담당하는 팀이 새로 더해졌고, 이건 지금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던 비용이에요.
그리고 세트. 이 부분도 기존의 라이브와 다르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었어요. 공을 들였다...생각해요. 아마, 분명 본 적 없는 연출이 됐을 거에요. 소름돋는 포인트가 5개 정도 있고, '이치로 귀엽네' 싶은 부분이 2곳 정도? (웃음) 귀엽다, 멋있다, 춤추는 거 촌스럽다...여러가지 있으니까요. 또 멤버도. 내가 사카나쿠션 중에서는 겉에 드러나는, 나서는 역할을 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제가 움직이는 건 모두 잘 봐왔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멤버의 모습이나 움직임도 매우 잘 볼 수 있어요. 그런 것도 기대해줬으면 좋겠어요.
Q 온라인 라이브에서의 장점과 단점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야마구치 단점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라이브가 라이브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류가 되어간다면, 라이브 스태프의 수입은 많이 줄어들어요. 투어를 한다고 하면 10공연, 많으면 20공연, 30공연까지 하잖아요. 스태프들은 공연당 개런티에요. 횟수가 많으면 그만큼 수입이 되는 거에요. 하지만 온라인은 한번이니까, 1공연 그걸로 끝이니까, 그런 차이가 생기죠. 그리고 다음에 다시 온라인 라이브를 한다고 해도, 연출을 비롯 셋리스트도 모두 바꿔야 해요. 그럼 또 경비가 생기고, 그래서 좀처럼 공연을 많이 할 수 없어요.
물론 연출에 별다른 고집을 부리지 않고 셋 리스트만 바꾸고 라이브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온라인 라이브 자체의 매력이 없어진다고 느껴요. 익숙해져서 굳이 보지 않아도 상관없는 것이 되어버리죠. 그래서, 일종의 레어한 요소를 가미해가면서, 횟수도 늘여가는 게 온라인 라이브가 가진 특성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스태프 전원의 밥그릇을 다 채워주지 못한다는 게 디메릿이죠.기존 라이브의 옵션으로서는 매력적이지만, 온라인 라이브가 메인 콘텐츠가 된다면 매우 힘들어질 거라 생각해요.
그래도 전 전 장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결혼해서 애가 생기고, 뒤치닥거리 하느라 라이브를 보지 못하게 된 사람이 다시 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달지, 어찌어찌 음악에서 멀어졌던 사람들이 온라인 라이브로 인해 다시 라이브에 돌아올 수 있달지, 그러니까 라이브의 감동을 다시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하나의 티켓으려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고...이런 게 가능해진 건 온라인 라이브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경제적인 면과 음악 업계를 생각하면, 새로운 콘텐츠를 늘여간다는 점에서 장점은 매우 많이 있을 수 있다고 느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 안전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요.(웃음)
ps. 라이브, LIVE, 生, 공명, 공존, 말보다 소리, 내일보다 오늘, 나보다 너, 너보다 나, 숨소리거나 땀방울이거나 지친 담배 한모금. 이런 replay 불가능의 세상 모든 것.
그리고 21일부터 23일, 후지록은 그간의 라이브를 24시간 곱하기 3日 72시간 생중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