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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RESQUE Feb 04. 2021

우리가 카페에서 커피만 마시는 건,
아니잖아요!!

보이는 세상에 살면서 우린 종종 보이지 않는 걸 얘기해요.



책방과 킷사뗑에 관해 쓰려고 했던 글은 어쩌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지난 여름 즈음인가? 분끼츠가 독서를 위한 가방을 만든다고 했을 때 그저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요즘같은 시절, 그대로 하나의 책방이 된다. 이런 걸 잠재된 미래라고 할까. 2021이 되어버린 그 조차 알 수 없는 올림픽 경기장으로 한 때 낙점됐던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은 예산 오버로 취소가 됐지만 이제 이런 건 그냥 좀 징그럽기만 하다. 그렇게 결정된 쿠마 켄고의 경기장을 보면서, 난 어쩌면 그건 돈의 문제가 아니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쿠마는 '시대의 변화'라고 이야기하지만, 내가 느끼는 건 어떤 취향의 전환이다. 하츠다이의 책방 '후즈크에'는 지난 4월 시모키타자와에 2호점도 냈는데, 아쿠츠 타카시 본인이 직접 만들어내는 요리가 음식점 못지 않고, 그는 '책을 읽게하는 음악'이란 타이틀로 앨번도 출시했다. 아쿠츠 씨는 그냥 자신의 취향을, 시간을 팔고있는 것처럼도 보이는데, 부럽게도 그의 일상은 요즘 인기가 많다. 애플 뮤직에 올라온 음악을 틀어보니 물 소리가 났고, 나는 세 번째 레터를 보냈다. 우리는 보이는 세상을 살면서 늘 보이지 않는 걸 꿈꾸잖아요. 희망, 회복, 소원, 믿음, 안심, 위로...그리고 사랑? 참 유치하게도, 이런 문장을 썼다. 


무려 1천억 이상이 예산 초과되어 부랴부랴 대책 꾸리게 했던 자하 하디드의 체육관. 전 먹다 남은 게딱지를 생각했어요.



 뉴스 레터 #03 중 일부입니다. 


"저희 가게는 코로나에 패했습니다."


일본도 이건 대부분 마찬가지인데요, 단축 영업을 하고, 매출이 줄고, 점포를 줄이고...지난 가을 도쿄에선 폐점을 한 카페의 비율이 5% 가깝게 늘어 25%에 달했다는 통계도 나왔어요. 사실 카페란 거리 밥집처럼 골라서 즐기는, 취향따라 찾는 공간이기도 했는데...점점 '그래도 이게 어디야'의 자리가 되어버리는 것만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를 속옷처럼 챙겨입어야 하는 시절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카페의 역사는 무려 16세기 이슬람 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도 해요. 그럼, 조금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무려 5세기의 역사인걸요. 우리가 카페에서 커피만 마셨던 건 아니잖아요. ☕️


킷싸뗑 메뉴들이 종종 볼품없어 보이지만, 저래보여도 깜작 놀라곤 합니다. 쉬폰과 블랙 커피.


그런데 이 와중에,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는 요즘같은 시절에 주목받는 곳이 있어요. 학교 다닐 때도 공부 잘하는 누구누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평타는 치곤 했던 것처럼요. 오늘 이야기할 곳은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55년 역사의 킷사뗑 '커피 세이부(珈琲西武)'입니다. 이곳은 매일같이 폐점 소식이 들려오는 도쿄에서 '매일같이' (폐점이 아닌) 긴 줄을 세운다고 해요. 게다가 지난 가을엔 본점 인근에 2호점까지 오픈했다고 하고요. 심지어 킷사뗑 커피는 가장 기본도 600엔, 맥커피의 몇 배나 하는데도 말이죠. 가게를 운영하는 무라야마 타쿠야 씨는 그 의아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우리는 커피를 팔지만 시간도 팝니다."


https://youtu.be/Ths1EYXLBhw

레터란, 나에게서 너에게, 방향성에 의미가 담긴다고 느껴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을 보냈습니다.


#01 https://maily.so/tokyonotable/posts/82737d


#02 https://maily.so/tokyonotable/posts/89d3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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