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늘 예감보다 빨라서

2월에 잔설을 보며 생각한 것 매일이 새롭다는 오랜 어제의 믿음같은 것

by MONORESQUE





그냥 좀 거짓말같다.

이건 정말로 좀체 믿을 수 없을 상황이다. 맑고도 흐린 날, 창밖에 햇살에 방안이 순간 환했다 돌연 어둑해지는 것처럼 근래의 나의 하루라는 건 어느 시간 하나 행동 하나 확신할 수 없는 게 매일이었다. 집에서 대부분을 보내는 탓에 아마도 그러할 거라 생각하지만서도, 그냥 이건 좀 그냥 거짓말임에 분명하다. 혹은 그만한 착각이 마치 진짜인냥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설령 그렇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저 그런 며칠과 나의 생활과 그 제반의 대다수를 지배하고 있는 듯한 이 무엇에 대해 난 무어라 말해야 할까. 종종 요구받는 이런 기분에 무어라 이름이라도 붙여볼 수 있을까. 그러니까 아무것도 없이 시간이 흐를 수 있을까. ➀오늘은 오늘이 더이상 아니라는 것. 실은 ➁ 단 한 순간 오늘로 존재했던 적은 없었다는 것. 당초 ➂시간엔 오직 덧셈만이 있을 뿐 ➃ 되돌리거나 선택적 빼낼 수 있는 기능은 없고 난 매번 떠나간 오늘의 뒷모습만 보며 따라가려 했다는 것. 뭐 그런 거. ➀+➁+➂+➃ 뭐 이런 거. 애초 이게 젤 거짓말 같지만 그냥 이미 그런 것.

2월의 거짓말 Feb's Fools.


https://youtu.be/5hZpDmLtVvA?si=XUMOef41-WSLehpW


그건 꼭 그럴 것 같았다.

병원에 가는 날에 두 가지의 패턴은 늘 그랬거나 또는 그랬다. 어쨌든 부쩍 가고싶어지는 패턴 1-정말 좋아서라기보다 집에서 나간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아무튼 가기 싫어지는 패턴 2. 이건 가기 직전 대부분 전날 밤의 잘 무렵이거나 도중에 깨었을 때의 이건 정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꼭 진짜처럼 압박을 해오는 경우가 그렇다. 그리고 또 하나, 전에 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하게 예약이 되어있는 경우에 두 패턴을 벗어나는 일이 이따금 벌어지는데 그제의 그 날 아침엔 심지어 이 둘이 마구 뒤섞이며 아니면 그 무엇도 아닌 것같아 기분이 묘하게도 병원에 가고싶(지 않았)던 것이다. 대체 무엇 때문인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한 지레짐작, 나름의 感으로 알아차리는 감이란 이제 제법 내게는 절대적이라 그 어떤 그제의 아침에 병원으로 향하는 길은 그렇게 또 가지 않았던 길이기도 했다. 했었던 것이다. 수면 검사 비용 비급여 17,900원



나의 501과,

타나베 다이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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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도 입지 않은 옷은 나가려 했던 날의 반영, 입지도 않고 잊고있던 옷은 나가려 했지만 취소된 날들의 벌수. 이제는 가지 않은 날을 세기가 빠를 것만 같은 신쥬쿠 이세탄 멘즈관에 중 6층에 타나베 다이스케의 첫 팝업이 지난 1월 열렸다. 타나베는 이제 갓 스물이 넘었을 것 같은 외모에 주로 남성복을 제작하고 거칠지만 세련된 디자인이 얼핏 그 무렵의 복서 출신 디자이너 설리번을 떠올렸다. 불필요한 관심의 증식이 결과 사회 전체에 대한 무관심을 낳는다란 감각. 제임스 블레이크의 코로나 국면 중의 명곡 Like the End로부터의 착상. 조나단 글레이저의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의 연결과,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무의식의 의식을 시각 표현으로 디자인해버리는 한 벌. 난 아마 코로나 이후 점차 옷을 사지않는 날들이 이젠 산 날들보다 아마 더 길게도 느끼는데 오히려 하지 않았을 때의 감각이란, 단 한 번의 한 일에 의한 환시와 같은 경로로 되살아난다. '정보 과다한 사회에서의 진실의 불명확함의 상징으로서의 그의 타이틀을 "x"와 같이. 그리고 존재하는 것들. 그래서 존재하는 것. 레터를 끝마치고 시작한 첫 이야기는 묘하게도 옷을 입는 일이었다. 내게는 최소한 그에게는 그러했다.


https://youtu.be/sglbIVO9IQQ?si=ZfO4aC2lnUfVf_WD


1/3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산다는 건 새삼 피로했다. 이사를 하고 어느덧 두 번째 해가 다해가는 요즘 그만큼 아는 사람의 수도 늘어 동네 어딘가를 갈 때매다 묘하게 어딘가 의식하는 나를 본다. 애당초 사람들의 기준같은 거 별로 관계하지 않는 편이지만, 평일 낮시간에 손에 들린 봉지의 내용물마저 새삼 신경이 쓰이는 건, 아마 그건 이곳에 온 뒤 시작된 새삼스러운 것들의 또 하나의 예시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혼자라는 것에 대해 새삼 알고, 혼자서 산다는 것에 대해 또 새삼 알고, 전에 모르던 것들이 생활로 동시다발적 내 것이 되었던 것같이 새삼(혹은 다시) 시작하는 하루에 말하자면 하늘은 유독 하늘이었다. 밤은 또 밤, 새벽이란 다소 사이의 시간조차 어느덧 어쩐 일로 여러 차례 목격을 하다보니, 혹시나 이건 하루가 곧 세상인 것만 같은 시간이 이를테면 여기 흐르는 것만 같은 것이다. 오늘치 만큼의 시간이 방문을 열면, 내가 그저 있었던 것만 같이. 동네 공구 가게에 '두쫀쿠'가 올라와 약 100여개가 단 30분에 동이났다.



5억人분의

전에 없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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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음식의 손실 방지 프로그램 Too Good To Go가, 일본 아시아에서는 처음, 도쿄에서도 시작됐다. 각종 음식점과 마트, 편의점과 제과점 등에서 매일의 팔다 남은 음식을 반액 이하로 모아 필요한 곳에 제공하는 시스템이고, 지금껏 20개국에서 참가 약 5억食 이상의 푸드 로스 절감에 성공했다는 실적도 있다. 그리고 도쿄에선 신쥬쿠, 시부야 메구로 등의 편의점 패밀리마트와 뉴데이즈, 그리고 크리스피도넛, 이에 SNS에서 인기가 많은 이탈리안 'DRA'을 운영하는 'Dream On'이 현재 참여한다. 팔지 못한 상품을 적게 남아 판매할 수 있어 ➀ 가게에도 절반 이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➁ 손님도, 그리고 +전세계 음식양의 40%가 폐기되는 사실을 돌아보면, 그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양이 전체의 10%라는 점 또한 생각하면 환경, ➂지구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 이렇게 모아진 상품들은 '서프라이즈백', 흡사 일본의 '후쿠부쿠로'와 같은 포장된 패키지로 제공이 된다. 그래서 3방이 좋은 三方よし, 일본의 'もったいない 아까워하는' 정신이 발휘된 인간-자연으로서의 기획이라고, 제법 정의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본의 경우 매년 손실되는 식품의 양이 464톤 이상, 특히 '3분의 1의 룰'이라는 일본 유통업상 법칙, 제조일로부터 소비기한까지를 3등분 해 처음 1/3은 납품 기간, 두 번째 1/3은 판매 기한, 그리고 마지막 3/1을 소비 기간으로 지정하는 상습관(商習慣)이 이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 또한 돌아본다면! 만들 때부터의 1/3적 셈법도 필요할까. 더불어 숨은 승자, 이 프로그램에 득을 보는 이는 마트의 폐점 시간을 놓친 사람들이 아닐지. 곧 남은 사람들을 위한 밥상으로 아마도 연결되어 간다.


AI 요약

서비스 명: Too Good To Go (투굿투고)

주요 내용: 매장에서 남은 음식을 유통기한 전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비스.

특징: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서프라이즈 백(Surprise Bag)' 형식으로 제공하며, 가격은 정가의 절반 이하.

일본 진출: 전 세계 21번째 국가이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일본(도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https://www.oricon.co.jp/news/2433618/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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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VOGUE 등 10여 년 잡지를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출간. 사람, 그리고 문화에 대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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