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누구인 걸까.
우리가 살면서 찾는 것은 참 많다. 아침에 나가다 차키를 찾기도 하고,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다가 우산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내가 두었던 곳에 있고, 결국은 찾아낼 수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찾기 어려웠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쉽게.
작가는 누구를 찾고 싶었던 걸까. 조금은 식상하지만 기억상실로 인해 가리어진 과거의 사건을 들추려 세 명이 길을 나선다.
선우 : 유명하지만 파탄자인 소설가의 아들 선우. 중학교 때까지 아버지의 억압과 유린을 당하는 거주 수습 작가 선아와 함께 살지만, 어느 날 집 앞으로 이사 온 아랑을 보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하지만 아랑은 미혼모였기에 아픈 기억으로 남고, 아버지가 급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자, 막대한 유산을 받은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하지만 유학 중 일어난 사고로, 유학 직전 1년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선우. 다시 고국에 돌아와 교수로 재직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 중 한 명인 김지아에게서 아랑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뭔지 모를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미 커져버린 감정을 거둘 수 없던 선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려는 여행에서 잊었던 아랑의 목걸이 반쪽을 지아의 목에서 발견하게 된다.
아린 : 미혼모가 되어 연을 끊다시피 했던 아랑의 실종 소식에 급히 한국으로 들어간 아린. 혈육이라고 처음 본 조카인 연우에게 무한의 애정을 느낀다. 엄마의 신기(神氣)를 물려받은 아린은 연우를 안을 때마다 아랑의 실종과 관련된 기억을 보게 된다. 이를 실마리로 그 뒤를 쫓던 중 선우의 존재를 알게 되고, 미국까지 쫓아가 선우를 만나는 순간 의도치 않게 선우의 사고를 야기하고 만다.
연우 :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폐인처럼 생활하던 연우. 어느 날 어릴 적 기억 속 선우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엄마에게 버림받지 않았다는 사실의 증명 없이는 본인이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이모인 아린에게 말해 다시 한번 이모와 함께 선우의 뒤를 캐기로 한다.
엄마와 닮은 외모와 선우의 그리움을 무기로 접근한 연우는 결국 선우의 마음을 사게 되지만, 연우 역시 왠지 모를 끌림에 마음이 흔들린다.
모두의 이야기 : 결국 선우와 아린, 연우, 그리고 선아의 어머니까지 모인 자리에서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게 된다.
획기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정말, 작가의 마음대로 휘둘렀다. 약간 어지러울 지경. 일단 소설 내 화자가 넷이다. 심지어 각 화자가 챕터별로 혼자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이어지는 화자와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게다가 각 화자 별로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뒤섞어서 서술하기 때문에 어지러움이 배가 된다.
또한, (스포 주의) 너무나 식상한, 범죄자의 기억상실이라는 주제에다가 예상 밖의 사이코매트리라는 소재가 등장하면서 솔직히 당황스럽다. 사건의 해결의 실마리를 다른 것도 아닌 초능력이라니. 분량 조절의 실패인진 모르겠지만 연우가 갑자기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기억을 떠올리자마자 선우를 향한 강한 집착에다가, 단순히 선우와 가까이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아랑의 실종에 대한 답을 선우에게 찾는 것. 또한, 그 접근방식 역시 잠입 수사 혹은 함정수사 느낌으로 간다는 것은 개연성 부여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주요 인물들이 서술을 함에 있어서 특정인을 주인공으로 보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물론, 심리 스릴러물이라고 하면, 등장하는 인물 간의 심리싸움이 주된 재미이기는 하지만 결국 독자가 원하는 것은 시원하게 문제를 해결해주는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 누구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이 말을 달리 하자면, '너를 찾아서'라는 책 제목이 무색하게, '너'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다만, 위에 말했듯 시간의 흐름을 작가의 유도대로 유연하게 운용함으로 인해서 스릴러답게 독자의 시선을 흐트러뜨린 것과 주요 등장인물 세 사람의 시점으로 각각 서술하면서 동일 사건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공한 점은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역시 선우-아린의 경우 동일 시간대를 보므로 그나마 나았지만 연우의 경우 너무 유년의 이야기인 데다가 개인사적인 이야기라서 차라리 나중의 모두의 이야기를 연우의 이야기로 편입시키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본 서평은 서평단 참여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증정받아 작성하였으며,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적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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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셋방살이 중입니다. '작가의 서재' 방만 제 관할입니다. ㅠㅅ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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