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의서평 #번외

내 서평은 누가 서평 해주려나?

by 히르군
첫 번째 우수 리뷰 선정 : 어안이 벙벙


두 번째 우수 리뷰 선정 : 근자감 생성



일단은 자랑


국, 초등학교 시절에는 창고방에 가득했던 소년소녀 전집들과 중, 고등학교 때에는 무협지와 판타지를 거쳐 꽤나 많은 양의 책을 읽었다. 하지만 책 속의 세상이 나의 세상과는 다르고, 내가 그 세상에 들어갈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거기에 성인이 되자 이성과 술, 게임 등 책 외에도 즐길거리가 너무 많았다. 그런 고로 꽤 오랫동안 책은 내 손을 떠났다.

그런 내가 서평을 시작한 게 아마 작년 여름쯤이었던 것 같다. (자세한 사연은 '블로그도 셋방살이 중입니다 #1 참조) 약간은 반 강제적이었으나, 쓰는 것만큼이나 읽는 것 역시 좋아했기에 큰 무리 없이, 그래도 달에 너 댓 권씩은 꾸준히 읽었다.

하지만 서평단 활동으로 오는 책들은 그 장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토마토(아내)는 강제적으로 책을 읽고 서평을 하라고 하지는 않았다. 내게는 분명 선택권이 있었다. 오히려 문제는 선택권이었다. 상당히 고집이 센 편인 데다가 취향도 확고하며, 쥐뿔도 없으면서 오만하기에 웬만해서는 눈에 안 찼다. 몇 번 쓱 읽어보고는 '이건 안 볼래' 하거나, 책 후면에 적힌 추천사나 홍보용 문구 정도만 보고는 '아, 이건 아닌데'라고 하기 일쑤였다.

내가 문전박대한 책들은 거의 대부분, 요즘 유행하는 '감성' 에세이거나 자기 계발서가 많기는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해야겠다. 토마토가 글이 길다며 타박한다.) 소설도 없지는 않았다.

'혼'이라는 소설을 출판하면서 다른 책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 오랫동안 놨던 책을 다시 잡자, 읽기의 욕구가 더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역시, 토마토에게 이쁨 받는 게 좋아서 꾸준히 서평 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이벤트처럼 YES24 우수 리뷰로 선정되는 일이 있었고, 그렇게 뛰어날 것 없는 내 서평이 당첨되었다는 사실에 기뻤다.(로또... 그는 언제...) 그냥 늘 내 멋대로, 서평이라 책을 제공받았다는 마음의 짐이라곤 하나도 없이 써댄 서평이 인정받은 것 같았다. 게다가 부상(?)으로 주는 포인트로 책을 살 수 있어서 또 좋았고, 그런 사실에 엄청 기뻐하며 신중히 새로 살 책을 고르는 토마토가 이뻐서 또 좋았다.



다음은 고민


그런데, 그저 토마토의 강압과 회유에 의해 쓰던 서평을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조회수가 올라가는 걸 보면서 한 편으로는 꽤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고집이 센 편이고, 약간 독선적인 면이 있다. 뭐 그렇다고 아예 귀 닫고 '에베베베'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웬만한 논리로 설득하지 않는 한 생각을 고치질 못한다. 게다가 전문적이지 않고, 무언가 그 끝까지 파본 적도 없다. 그런데 또 주워듣고 본건 많아서 알은체는 한다.

그렇게 마치 '잘 아는 척' 서평을 써대는 것이 옳은가. 작가의 고심과 노력을 너무 쉽게 내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최근에야 '서평을 쓰는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막연히 독후감과 서평은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딱히 깊이 알려고 한 적은 없었다. 토마토가 서평단 활동을 하기에, 미션처럼 썼을 뿐, 전문적인 소양을 갖춰야 한다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엄연히 '양식'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이 불편하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정해진 양식이 아닌 글을 '서평'이라고 소개해도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서평을 쓰는 법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나. 하지만, 일반인 서평일 뿐이고 원고료를 따로 받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나.

고민은 이어졌지만, 역시 서평 책 또한 이어졌다. 내 소설도 써야 하고, 브런치도 해야 하고, 다음 소설도 구상해야 하고, 내 생계는 또 따로 유지해야 한다. 핑계를 대자면 바빴다. 고민을 하면서도.



끝으로 결론


작가를 꿈꿨다기보다는 글을 쓰는 걸 좋아했다. 우연찮게 출간할 기회를 접하면서 출간 작가가 되었다. 그렇게 '내 책'이 생기자 내 서평에 고민은 더 깊어졌다. 물론, 내 책에 대한 비평은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있다. 나한테야 자식 같은 소설이지만, 내가 낳은 자식이기에 한 없이 모자라보이니까. 게다가 이번 소설이 끝이 아니라면 혹평이 되려 도움이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내 유별난 성격과 달리, 모든 사람들이 '기브 앤 테이크' 혹은 '등가교환'이라는 기조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준 만큼만 받고, 내가 받은 만큼만 준다는 기조로 살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찌 보면 '내 책 서평은 그렇게 써줘도 좋은데?'라며 다른 작가님들의 책 서평을 그렇게 쓰는 것은 내 오만이고,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책이란 것이 결국은 읽히기 위한 것이다. 독자가 없이 책은 존재가치가 없다. 즉, 독자의 평가라는 것은 그것이 전문가적 소견인가라는 기준과는 상관없이 책이 종이와 잉크의 조합물로 남지 않고 어떠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 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다.

물론 그저 나의 편의를 위한, 혹은 부족하기만 한 내 서평에 대한 자기합리화일 수도 있다. '난 그러니까, 너도 그래야 해'라는 이기주의 혹은 독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독자의 입장이라면, 적어도 서평을 쓰는 동안 나는 왕이다. (예이, 예이. 제 책의 서평을 읽을 때면, 저는 노비로소이다.)

앞으로도 내 서평은, 그렇게도 '극' 주관적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진리와 거리가 먼, 그저 나의 작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내가 평가한 그 책의, 그 이야기의 '가치'다.

개인적으로, 난 내 책에, 나와 같은 서평이 남기를 기대한다. 누군가 나를 모르는 독자가 내 소설만으로 나를 보고 느끼고, 내 부족한 이야기에 자신만의 가치와 감상을 따로 남겨주길 바란다.




개인 블로그 : https://blog.naver.com/uyuni-sol

※ 블로그 셋방살이 중입니다. '작가의 서재' 방만 제 관할입니다. ㅠㅅ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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