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시는 어떻게 찾나요?
최근 만난 한 졸업생은 이렇게 물었다.
전 사실 대기업엔 아직 가고 싶지 않고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포트폴리오를 쌓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선배들이나 부모님은 당연히 대기업을 가라고 하세요.
그렇다. 취업이라는 큰 문제 앞에선 졸업생들은 이런 고민에 빠진다. 대게는 인하우스의 디자인팀으로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 중몇 몇은 에이전시를 가고 싶어 한다. 디자인과를 전공하면서 생각했던 디자인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면 '디자인 전문회사'를 찾아가는 것이 맞다. 몇몇의 인하우스 디자인팀을 제외하고 대게의 기업 디자인팀은 커뮤니케이션과 기획, 매니지먼트가 업무의 대부분이다.
그럼 우선 디자인 에이전시로 발을 내딛기로 결정했다면 어떤 곳을 찾아야 할까?
당연히 포트폴리오를 잘 쌓을 수 있는 에이전시를 찾아야 한다.
좋은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는 에이전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혹은 나와 잘 맞을 에이전시를 찾을 수 있을까?
에이전시도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를 보지만 지원자도 에이전시의 포트폴리오를 봐야 한다. 당연하다 그래야 디자인의 방향이 잘 맞는지, 그 무드에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좋다고 생각한 결과물을 찾으면 된다. 인쇄, 그래픽, 브랜딩, 영상, 제품, 광고 뭐라도 좋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그 프로젝트를 진행한 에이전시를 찾는다. 어떻게 찾냐고? 검색 몇 번이면 다 나온다. 요즘 일 잘한다고 소문난 에이전시들은 포트폴리오 정리도 무척 잘 해 놓더라. 물론 종종 디자인을 해준 에이전시를 알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기업도 있지만 결국 어디서 했는지 다 나온다.
다른 방법은 비헨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에이전시들도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럴 때 비헨스에 포트폴리오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간 그려왔던 자신의 이상향과 맞는 포트폴리오를 찾아본다. 여기서 앞서 말한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에이전시를 찾을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영리한 에이전시는 어디에라도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놓는다.
세 번째는 네이버 디자인판을 확인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스튜디오(꼬꼬스) 기사를 본 적이 있는가? 그 기사에 나온 스튜디오는 규모가 작더라도 꽤 괜찮은 결과물을 가지고 있는 곳들이다. 그런 곳들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자신과 방향이 맞는 에이전시를 찾았다면 조금 수줍지만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해 보는 거다. 그런 상황을 싫어할 에이전시는 어디도 없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서 지원하고 싶다는 그 사실 자체가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뿌듯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당장 채용이 진행되는 경우가 아닌 상황이라도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든다면 꼭 연락이 올 것이다.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은 잠시 넣어 놓자. 도대체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절대 그런 일 없다.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다고? 이런.. 그렇다면 아직 구직의 마음이 확실히 없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든다면 그냥 조금 더 쉬자.
세상에, 연락이 왔다.
그런데 당장 정규직원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어떤 프로젝트를 위한 프리랜서, 혹은 계약직 직원이 필요한데 함께 일해 줄 수 있냐는 연락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프로젝트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포인트는 전공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가? 혹은 전공의 범위를 벗어나 확장할 수 있는가? 등이 있다.)그리고 때로는 그런 제안은 이 사람이 정말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테스트를 해 보기 위해서도 질문한다. 물론 대부분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그런 경우겠지만. 그래도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잘 맞는다고 생각된다면 신규 직원이 필요할 때 아마 일 순위로 거론되지 않을까.
너무 이상적인 경우라고 얘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주위에 분명히 그렇게 해서 취업에 성공한 케이스가 있을 것이다. 한번 찾아보자. 분명히 있다. 모든 사람이 가는 방향으로 갈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더 잘 맞고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