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됩니다.
요즘 종종 스타트업(혹은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채용에 대한 문의를 받습니다. 본인은 조직에서 근무는 해 봤지만, 스스로 채용을 해 본적이 없고 채용 프로세스를 들어 본 적도 없고, 어떻게 뽑아야 되는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덜컥 사람이 필요해서 채용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고요. 어떻게 해야 하죠?
채용 공고 내면 되는거 아니야?
그러면 직원 중 누군가는 채용 공고를 올릴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무료로 채용 공고를 올릴 수 있는 곳을 발견하고는 공고문을 올리려다가 갑자기 키보드도 있고 모니터도 보이는데 무슨 말을 써야하는지 모르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죠.
때로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서 '경력 3년차의 디자이너를 찾습니다'와 같은 공고를 냅니다. 이유는 그저 사람이 더 필요해서 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조직에 이미 3년차 디자이너가 있고, 그 디자이너는 당연히 대표의 팔로워인데 그 공고를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홈페이지에 채용 공고를 올리려고 봤더니 홈페이지에는 recruit 항목은 없는데, 그렇다면 새로 만들어야 하나? 한 명 채용 하는건데? 그렇다면 공지에 올리나? 게시판에? 우리 홈페이지는 서비스를 알려주기 위해서 제작한건데?
이처럼 채용을 진행하려고 하다보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스타트업이라는 것은 진짜 말그대로 스타트업입니다. 녹색창에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보통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기술과 인터넷 기반의 회사로 고위험 · 고수익 · 고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그런데 요즘은 그냥 창업만 해도 전부 스타트업이라고 합니다. 사업에 대한 계획은 있으나 조직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이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그저 마음 맞는 내 친구, 내 동생, 내 지인, 내 동생의 친구, 내 친구의 동생 등이 직원으로 마음 모아 시작하는 경우도 많숩니다. 사실 사업을 시작할 땐 그렇게 시작하는게 맞죠. 이런거 저런거 다 따지고 시작하려면 아마 시작도 못할 겁니다.
일단 시작하고 보면 디자이너도 필요하고, 기획자도 필요하고, 영업도 필요하고, 마케팅도 필요합니다. 아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채용 담당자가 제일 필요한 것 같기도 한데, 우리는 그런 비용을 낼 구조가 아닌데 어쩌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주위에 의외로 많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는 글입니다.
채용, 정말 공고만 올리면 될까요?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요.
라고 문의를 하시면 나의 첫 질문은 이렇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찾으려고 하시나요?
보통은 누가 퇴사해서가 아니라 직원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뽑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다시 질문합니다. 이미 있는 직원들 중에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나요?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나요?
스타트업을 종종 들여다보면 다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 있기는 한데, 그리고 다들 일당백의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하는 일이 왜 하는지도 모르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무척 열심히 밤을 새가며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채용을 고민하기 전에 우선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리를 좀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님, 우선 지금 있는 직원들의 업무를 좀 나누고 정리해 보시는게 가장 먼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용이 필요하다면 그 다음은 이렇습니다.
조직도 그리기, 필요 연차와, 필요 경력이 무엇인지 정리한 Job Descriptiond 작성, 채용공고 작성, SNS 계정에 올리기 입니다. 홈페이지가 있다면 홈페이지에도 채용 공고를 올리는건 당연하고요.
남들은 그냥 쉽게 쉽게 채용하는 거 같던데, 우리만 왜 이래? 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 쉽게 쉽게 채용하는 것 같은데 라고 보이는 그 회사도 다 이 과정을 거쳐서 채용 한겁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렇다면 채용을 위한 첫번째 과정 조직도 그리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리 회사는 10명도 안되는데 조직도가 필요한가요? 라는 의문이 생긴 다면 다음편을 꼭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