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coach Sep 11. 2019

칭찬합시다!


잘 인식하지도 못하지만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요즘 즐겨보는 넷플릭스 프로그램인 ‘Queer eye’를 보다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칭찬받고 싶습니다. 개인 성향에 따라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저는 완전히 ‘호’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메이크오버시켜 주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다른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오늘 얘기하고 싶은 것은 그중에서도 “칭찬”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HERO들은(그들은 출연자를 HERO로 부릅니다!)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 사람들입니다. 즉 칭찬할 것보다는 고쳐야 할 부분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입니다. 제 눈에는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FAB 5 (fabulous Five를 줄여서 그렇게 부르더라고요. culture 담당 Karamo Brown, design담당 Bobby Berk, fashion담당 Tan France, food 담당 Antoni Porowski, Grooming 담당 Jonathan Van Ness입니다.)는 이렇게 고쳐보자, 저렇게 바꿔보자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에게 끊임없이 칭찬합니다. GORGEOUS, GREAT, COOL, PRETTY, MY DEAR, MY LOVE라고요.


Grooming 담당 Jonathan Van Ness, 칭찬 요정입니다.


괜히 대문자로 쓴 게 아닙니다. 정말 강하게 계속해서 여러 번 말합니다. 때로는 Hero에게 ‘이렇게 멋지다니 (내가 반할 것 같으니) 당장 눈 앞에서 사라져’ 라거나 ‘누가 이렇게 멋있으라고 허락해줬어요?’라고 합니다. 그 안에는 칭찬 요정이 살고 있습니다. 자신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그 사람이 가진 어떤 점이 어떻게 훌륭한지 꼭 표현해 줍니다. 하다 하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니 칭찬해 줘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칭찬에 진실성입니다. 그냥 겉치레로 하는 칭찬이 아닙니다. 같이 울며 웃으며 하는 진심이 담긴 칭찬입니다. 


Food 담당이라고 쓰고 잘생김 담당이라고 읽는  Antoni Porowski


에피소드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같이 위로받곤 합니다. 개인의 상황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그들이 하는 언어적 표현에 위로받습니다. 제가 출연자가 아닌데도 칭찬받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저 자신으로 더 사랑받아도 될 것 같고, 지금 가진 제 모습이 충분히 GORGEOUS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덩달아 저도 누구라도 붙잡고 뭐든지 칭찬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 집니다. 단지 칭찬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을 칭찬해 주고 싶고, 그렇게 칭찬을 하다 보면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좌) Culture 담당 Karamo (우) Fashion 담당 Tan


칭찬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너무 앞에 장황하게 적었네요. 여러분도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보세요. 퀴어 아이를 보면 저처럼 이렇게 계속 얘기하게 될 거예요.




정신을 차리고 이제부터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칭찬하는 것에 대해서 쑥스럽게 생각합니다. 말 안 해도 다 알지 뭐. 칭찬을 꼭 해야 칭찬인가. 특히나 유교문화 아래서 자라온 우리들은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칭찬받아야 하는 행동들을 당연히 해야 하는 행동으로 인식하는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제 표현해야 합니다. 괜찮다고, 잘해 낼 수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기는 그나마 쉽습니다. 가장 어려운 칭찬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하는 칭찬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기 자신에게 유난히 더 엄격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접니다, 바로 저!) 저는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때로는 자기 비하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웃겨보려고 할 때도 있습니다. '나'는 칭찬하기보다는 평가 절하하는 것이 훨씬 더 쉽거든요. 그렇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제가 가진 장점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강점은 그래서 좋습니다. 갤럽에서는 사람들이 가진 특성들을 34개의 Talent로 분류하고 그중 상위 5개 ~ 10개를 강점이라고 표현합니다. 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책임, 개별화, 화합, 수집, 적응이라는 5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임을 강점으로 가진 저는 말이나 생각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한 일들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적응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저는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겨도 웬만해서는 당황하지 않습니다. 일을 집중해서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료가 예상치 못한 부탁을 해도 놀라지 않습니다. 개별화를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저는 다른 사람들의 변화를 잘 발견합니다. 외적인 것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내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잘 알아채는 편입니다. 알아내려고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본능적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그냥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알았어요?라고 묻는다면 그건 그냥 날씨가 덥구나 춥구나를 느끼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알게 되는 것이라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조금 고민입니다. 이렇게 저는 제가 가진 장점들을 알고, 인정하고, 칭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자기자신을 칭찬하고 싶고, 강점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gallupstrengthscenter.com/ 에서 진단해 보실 수 있답니다. 진단은 공식적으로는 45분이 걸린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25분에서 30분 사이면 끝납니다. 결과 보고서도 꽤나 정확하게 나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스스로의 칭찬보다는 타인의 칭찬이 필요하시다면, http://creativecareer.kr/ 에서 만나요!  





글에 있는 모든 meme의 출처와 더 많은 Queer eye meme은 https://giphy.com/queereye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누가 누구한테? ㅋㅋㅋ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어김없이 연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