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도 몇 번 적었지만 리더는 어느 날 갑자기 됩니다. 누군가는 아, 다음번엔 내가 리더(팀장)가 되겠지.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됩니다. 자, 이제 리더가 되었으니 리더에게 필요한 교육을 받아 보세요. 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그나마도 임원이 되어야지 그런 교육을 받는 기회가 생긴다.
사원이던 사람이 대리가 되었는데, 어느 날 팀장이 퇴사했다며 팀장을 새로 뽑을 때까지 팀의 리더를 담당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가 팀장이 뽑히지 않거나 그 사람이 적당히 잘하면 그냥 그대로 리더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본 미드 '지정 생존자'의 내용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테러에 의해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과 내각, 의회의 모든 대표들이 죽는다. 벌칙처럼 여겨지던 지정 생존자로 지정된 덕분에 그 날 살아남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의회와 내각을 수습하고 결국 다시 대통령 선거를 거쳐 결국 대통령이 된다. (tmi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되었다고 한다.) 이것만큼 기막히게 갑자기 리더라 되는 경험이 있을까 싶다.(물론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리더는 리더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강점 코칭을 하다 보면 34개의 재능 중에 리더로 적합한 재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 나는 되묻는다. 당신이 생각하는 리더의 가장 좋은 모습은 어떤 것인가요? 혹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냐고 물어본다. 사람마다 원하는 리더가 다르다. 경험했던 리더의 모습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리더는 결정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결정을 빠르게 내리느냐,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고 내리느냐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리더는 조직원 개개인을 성장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은 개개인에 대한 관찰력이 좋을 수도 있고, 입사 3일 차라도 와서 아무 얘기나 할 수 있는 다가가기 쉬운 사람일 수도 있다. 혹은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누구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원하는 리더의 모습이 다르니 가진 재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모습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즉 어떤 재능을 가졌더라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른 예로는 '뭉쳐야 찬다'라는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뭉쳐야 찬다'는 스포츠 분야의 전설들이 모여서 축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헤드라인이 '전설들의 조기축구'인데 선수로 모인 사람들은 스포츠 분야의 전설들이다. 마라톤의 이봉주, 씨름의 이만기, 수영의 박태환, 야구의 양준혁, 농구의 허재 등 일일이 쓰기도 힘들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각 분야의 선수들이 축구 선수로 모였다. 그 팀의 감독이 안정환이다.
최근 전지훈련을 떠난 사이판에서 자전거 훈련을 하는 부분을 보았다. 그때 안정환은 정형돈에게는 자전거에서 내려와도 된다고 얘기하고, 양준혁에게는 느려도 괜찮으니까 내려오지 말고 끝까지 타라고 한다. 그리고 하루 일정을 마치고는 가장 최근에 합류한 선수들을 불러서 무엇이 불편하고 어떤 점을 더 강화했으면 좋겠고 어떤 점을 더 활용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물어본다. 방송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편하게 얘기한 부분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하는 얘기를 안정환은 흘려듣지 않고 반영하겠다고 하거나,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 의견을 이야기해준다. 그러면서 안정환이 한 선수에게 말했다. "야구할 땐 어떻게 한 거야? 나도 아직 널 잘 몰라서 물어보는 거야."
그렇다. 감독은 각각 선수들을 관찰하여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못하는지, 더 키워주어야 할 능력을 무엇이고 어떤 능력이 부족한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보자마자 알기도 하고, 누군가는 악수만 한번 해 보면 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필요하다.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지만 막상 일을 같이 해보면 완전 다른 사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리더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훈련(일)을 같이 해 보고, 밥도 같이 먹어 보면서 그 사람만의 어떠한 점들(강점에서는 재능이라고 한다)을 파악해야 한다. 그 시간이 길고 충분하면 좋겠지만 대게는 그렇지 않다. 한 달은 걸려, 3개월은 걸려 라고 얘기는 하지만 조직원들은 일주일이면 리더에게 리더 다움을 기대한다.
이럴 때 강점을 활용하면 좀 더 쉽고 빠르게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다. 갤럽에서 지난 40년 동안 리서치하고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각자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assessment를 만들었다. (번역하면 평가, 사정, 진단인데, 단어적 의미가 잘 전달 될런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assessment라고 영어로 그대로 쓴다.) 이 툴을 이용해서 조직원들을 파악하고, 조직원들이 리더를 파악하는데 드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하다면 jaelim.yoon@gmail.com으로 문의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