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모릅니까? 압니까?
글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얘기하는데 난 한국 MBT연구소에서 초급과정과, 보수과정을 마쳤어. MBTI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본 지식만으로 글을 쓰지 않았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 물론 저 2 과정을 이수하는 데는 시간으로는 16시간 정도 걸렸고(강의를 들은 시간만), 어쩌면 인터넷으로 공부한 누군가보다 MBTI에 대해서 모를 수도 있어 그렇지만 내가 자격이 있다는 걸 미리 밝혀 두고 싶었어.
자격을 따는 과정에서 2번 검사를 했는데 처음엔 INTJ가 나왔고 두 번째는 INTP가 나왔어. 나는 사람은 변한다고 믿기 때문에 뭐 별로 놀라울 것도 없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제 한 거랑 오늘 한 게 다를 정도로 사람이 변한다고?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어서 당시에 강의를 해 주시던 분에게 물어봤어. 나는 어떤 게 더 잘 맞냐고 그때 들은 설명으로는 사회생활을 통해서 P는 J인척 할 수 있지만, J는 절대 P인척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 ㅋㅋㅋ 아는 사람들은 다 이해했지? 그래서 아, 아는 INTP구나 했어.
그런데 왜 그 다들 하는 MBTI 검사에 INTP는 여자 이미지가 있을까? 나는 이런 것도 궁금해. 너네는 안 궁금해? 누구는 할아버지 이미지고 누구는 여자 이미지고, 누구는 남자 이미지잖아, 그리고 색으로도 구분해 놓고. 그렇지? 그 이미지를 선택한 것도 다 이유가 있을 텐데, 좀 알려 주면 좋겠어. (훗, 이것 봐 난 INTP가 맞아 보이지? 언제나 궁금한 게 쏟아져, 게다가 이렇게 무맥락으로 궁금한 건 일단 질문해야 해.)
많은 전문가들이 MBTI가 비과학적이라고 하고, 완전히 신뢰하기에는 좀 어렵다는 것을 얘기해. 그런데도 불구하고 MBTI가 이렇게 인기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이 과학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 내가 해 보니까 결과가 나를 잘 설명해 주던데? 내가 해 보니까 나랑 맞는 거 같아. 그리고 쟤도 맞는 거 같은데. 심지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잘 맞는 거 같다고 하고. 그럼 뭐 말 끝났지. 좀 더 분석적으로 얘기해 보면, 자기 경험이 중요한 MZ세대는 내 경험이 전문가의 의견보다 중요한 포인트잖아. 그러니 MBTI에 대한 신뢰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지.
그래서 나도 내 MBTI를 가지고 설명을 좀 해 볼까 해. 그런데 왜 오늘은 반말이냐고? 보니까 다른 사람들도 반말로 많이 쓰더라고. 나도 괜히 한번 따라 해 봤어. 불편하다면 미안해. 그런데 이렇게 시작을 해서, 끝까지 반말이야. 그것도 미리 사과할게. 그리고 어쨌든 나는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어. MBTI가 다는 아니라는 거. 그리고 INTP가 모두 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살아온 배경과 환경, 다양한 어떤 점에 의해서 INTP도 다 다르지 않겠어? ㅋㅋㅋ 이것 봐, 뭔가로 묶이길 싫어하는, 뭔가 나만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영락없이 INTP 지? 그럼 INTP 윤코치를 좀 설명해 볼게.
I - 내향적
I와 E는 어디로부터 에너지를 얻느냐를 생각해보면 쉬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어. 그래서 코칭을 한번 진행하고 나면 하루 정도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전시를 보기도 하고,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온종일 멍 때리기도 해. 자기도 하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생각조차) 시간이 필요해. 그렇게 모은 에너지를 코칭 때 다 쓰는 편이야. 나를 만나본 사람들은 내가 I라는 것을 믿지 못해.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잘하고, 어떤 모임에서는 주도적이기까지 하니까. 그렇지만 그럴 때 난 내 모든 에너지를 끌어다가 쓰는 거야.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누워있어.
N - 직관형
대화를 하다 보면 갑자기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질문을 하곤 해. 어떤 사람들은 왜 갑자기 딴 소리냐고 어이없어하기도 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다 연관이 되어 있어서 물어보는 거거든. 너무 답을 뻔히 알겠는 거 말고 그와 연관된 다른 질문들을 통해서 더 깊은 통찰로 나가는 거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쌓인 경험으로 업무에 필요한 부분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물어보는 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직관형이야. 그래서 나랑 코칭을 하다 보면 무슨 소리하는 거야? 싶다가도 마지막엔 아, 그래서 그런 질문을 했었구나 하고 놀라기도 하지.
게다가 자꾸 그다음, 그래서 그다음은? 3년 뒤에는 5년 뒤에는 이런 걸 물어. 그럼 S들은 돌겠지. 당장 해야 할 일도 모르겠는데 자꾸 왜 미래를 묻냐고 ㅋㅋㅋㅋ 그럼 이런 질문을 해 볼게. 지금 하는 일이 쌓여서 미래가 된다는 방향과, 전체 미래를 그려 놓고 그에 맞게 나무를 심어가야 한다는 방향 중에 어느 쪽에 더 동의해?
T- 사고형
아무래도 팩력배겠지? 팩트로 폭력을 휘두르지. 나는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을 뿐인데 상대방은 공격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얼굴이 빨개지기도 하더라고. 그렇지만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가려고 질문하는 거지. 질문을 한다는 건 그만큼 관심과 애정이 많다는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고.
그런 질문들 가운데 내담자가 먼저 했던 말과 뒤에 했던 말이 다른 것을 발견해 주기도 해. 왜 그렇게 대답이 달라지는지를 찾는 과정에서 또 다른 답을 얻기도 하지.
P - 인식형
인식형(P)은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야. 그래서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대답을 달리 하기도 해. 그래서 코칭을 진행할 때 정해진 대답을 기대하고 질문하지 않아. 내담자를 만나면 대화 내용에 따라서 준비해 간 질문을 바꾸는 편이야. 내담자의 대답을 통해서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가지.
질문 대장, INTP 윤코치
이 글을 쓰려고 잠깐 찾아봤는데 INTP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이 "야, 질문하지 마."라는 거야. 어쩜 그렇게 맞말인지. 나는 질문을 못하게 하는 사람과는 대화하고 싶지 않아. 내 말이 다 맞아. 까라면 까 라는 사람들과 대화가 잘 안돼. 솔직히 말하고 싶지도 않고. 지난 글에서 코치를 활용할 땐 최대한 많은 질문을 하라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무슨 질문을 하라는 거야? 일단 설명을 다 들어 보고 싶은데? 그래야 질문거리가 생기지 않겠어?라고 말할 수도 있겠더라고. 걱정 마 INTP 코치는 가만히 있어도 계속 질문을 던질 거야.
질문이 많은 이유는 뭐겠어? 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거지. 다양한 의견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 같은 상황이나 질문에 대해서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내 말이 맞고 네 말을 틀렸어하는 이분법적인 대화를 극단적으로 싫어해. 누군가를 이런 나를 보고 우유부단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렇잖아.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뭔가 특정 지어 구분하겠어? 그러면서도 MBTI로 설명하고 있는 것도 웃기지? 그렇지만 같은 INTP라도 모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
이것 봐 글이 잘 정리가 안되지? 내 딴에는 정리한다고 하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글을 썼어. 분류하고 정리하고 싶지만 쉽지 않네. 그걸 하다 보면 포스팅을 영영 못할 것 같아서 이 정도에서 그냥 포스팅할게. 완벽한 것도 중요하지만 내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난 중요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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