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3년차 저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이유도 없이 우울할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때로는 우울하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하면 "도대체 네가 우울할 게 뭐야?"라는 비난 아닌 비난으로 돌아올 때도 있습니다. 스스로 돌이켜봐도 우울할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인데 우울합니다. 봄을 타서 그런 걸까요? 왜 우울한지 그 이유조차도 알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 만난 분의 상황도 그랬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입사하여 3년 정도 지났습니다. 부모님은 여전히 경제 활동을 하셔서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태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일을 해야 할지, 이직을 해야 할지, 사업을 해야 할지 여러 가지 고민이라고 하더군요. SNS를 보면 N 잡러들도 많고 다들 부지런하게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이 뒤처지는 것 같아서 주식도 알아보고 코인도 좀 알아보는 중이라고도 하시더라고요.
이런 고민을 가진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시더라고요.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고 3년 정도 지나면 익숙해질 겁니다. 첫 입사 때를 생각해보면 뭐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씻고 그대로 잠드는 경우도 있었는데 어느샌가 일이 익숙해지고 사람들도 익숙해지면서 점점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나기 시작했을 겁니다. 바로 그런 여유로운 시간에 SNS를 보면 당장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죠. 지금부터 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고요.
그렇지만 그때부터가 시작입니다. 회사 입사 3년이면 다 배운 것 같지만 이제야 시작할 준비가 된 겁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책임이 점점 무거워질 겁니다. 특수한 누군가는 그때 이미 자기의 사업을 시작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자기에게 주어지는 책임이 무거워지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새로 입사한 사람들도 챙겨야 합니다. 왜 다른 사람이 실수한 것까지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지 짜증이 납니다. 여러 사람을 한데 모아 목표한 성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 바로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갑자기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기 싫은 야근도 해야 하고 퇴근을 하고서도 끝내야 하는 일 때문에 머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그때가 되면 시작했던 다른 일들은 또 뒷전으로 밀립니다. 그러다 또 안정기가 찾아오면 그때 왜 제대로 하지 않았지?라는 후회가 밀려와 우울이 더해집니다.
그럴 땐 일단 한 가지를 떠올려야 합니다. 00 총량의 법칙!! 지금 여유롭다면 분명히 언젠가는 너무나 바빴을 겁니다. 아니라면 지금의 이 여유로움은 언젠가의 바쁨을 위한 준비의 시간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니 길게 보고 계획을 세워보시기를 권합니다.
고민의 시간이 찾아오면 할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런 시간에 분명 그럼 난 다른 일 뭘 하면 좋을까? 이런 생각이 찾아올 거거든요. 그때 한번 해 보시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혹은 지금 하는 일 말고 다른 일 무엇을 하고 싶은지 조금은 더 알 수 있게 될 겁니다.
1. 인생곡선 그려보기
0세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나이까지 인생 곡선을 그려보는 겁니다. 그러면 알게 되는 게 있습니다. 아, 내 인생의 이런 시간은 주기적으로 오는구나. 이 평안이 지나고 나면 또다시 폭풍 같은 날들이 몰아칠 수도 있겠구나. 단, 인생곡선을 그리며 과거를 떠올리다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을 떠 올리며 오히려 더 우울해질 수 있으니 이거 좀 우울해지겠는데 싶으면 인생곡선 그리는 것을 멈추도록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상관없이 무엇이 나를 기쁘게 했고, 무엇이 나를 우울하게 했는지를 돌아보면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이 될만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2. 좀 더 길게 보기
너무 현재만 생각하지 말고 조금은 멀다고 생각되는 30년 후를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지금이 지루하거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 미래의 어떤 지점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단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재미없거나 의미 없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의미가 생기고 재미가 더해집니다.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 주위에는 모델하우스 보는 것을 정말 즐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괜히 가서 휴지도 받아오고요, 잘 꾸며진 집을 보고 오면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그분은 나중에 꼭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싶다며 그 자격을 그때 얻으려면 힘들 수도 있으니 지금 얻어 놓으려고 한다더군요. 지금 하는 일과 전혀 상관없지만 나중에 그 일을 하면서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사무실을 만들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위 두 방법은 사실 하나는 과거로부터 돌아보기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를 상상해보기입니다. 어떤 사람은 지금지금이 모여서 미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미래를 그려 놓아야 지금을 쌓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한번 생각해 보고 원래 자신의 방법과는 다른 방법을 한번 선택해서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결국 두 가지 방법 모두 당장 처해있는 현실에서 좀 벗어날 수 있기를 권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우리의 인생은 깁니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정년은 60세입니다. 그렇지만 현시대의 60세는 정년을 맞이하기에는 너무나 젊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n 잡러 가 그렇게 유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의 경력이 아닌 아닌 내 커리어로의 일을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지요. 사실 그런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이상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당장 몇 년 하다가 말 것이 아닌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지금부터 쌓아 놓는 것이지요.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바쁘게 일정을 잡아 실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시작하지만 10년 뒤에, 30년 뒤에 계속할 수 있는 일정을 잡으시길 권합니다. 천천히 쌓아가도 충분합니다. 매주 새로운 (회사 프로젝트가 아닌) 자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3개월에 하나, 혹은 일 년에 하나. 긴 기간(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짧은 기간)을 그리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