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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coach May 24. 2022

조직문화 담당자찾기

조직문화 담당자 도전 실패기


지난번에도 한번 얘기한 적이 있는데 JD가 뭔가요?라는 글은 조회수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브런치 통계를 확인하면 매일매일의 조회수가 나오거든요. 물론 궁금해서 봤다가 끝까지 읽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클릭이 되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반대로 JD 해석법도 한번 작성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어떤 분들은 읽으면서 불편하실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요즘 코칭을 마케팅하기가 너무 어려워 조직에 속해서 일을 하면서 코칭도 병행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기업들의 채용 정보를 접했습니다. 채용공고를 살펴보니 요즘은 회사 내부에 조직문화담당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름은 다양하지만 하는 일은 조직문화 담당이었습니다. 아 물론 절대적으로 개발자를 많이 찾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찾다 보니 조직문화 담당 채용 공고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채용 사이트들에서도 제 경력으로 조직문화 담당을 많이 추천해 주고요. 



조직문화는 조직 내에 형성된 공통적인 가치를 의미합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조직원들이 모두 동의할만한, 눈에 보이진 않지만 조직원들 사이에 형성된 무엇입니다.  


창업의 붐이 일었고 그 시대의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조직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는 과정에서 필요성을 느낀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한창 태어났을 때는 생명을 유지하기에 바쁘니까요. 우리도 그러잖아요. 먹고살기 바빠 죽겠는데 문화는 무슨!!


신경을 못 쓰고 있었는데 회사 내부에 부정적인 인식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 부정적인 인식의 개선이 필요해서 조직문화를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원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다 보니 원래 있던 조직문화가 약해졌을 수도 있고요. 


여러 가지 이유로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담당자가 필요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또 세상에 없는 사람을 찾는 JD를 만들어 놓고 있었습니다. 필요가 있기는 한데 어떤 사람을 찾는지 아직 확실히 모르겠거든요. 다른 기업에 있는 것 같긴 한데 그 사람이 조직문화 담당이라고 이름 붙어 있지 않거든요. 그리고 그 필요를 느낀 사람이 대표와 회사의 몇몇이라면 정작 JD를 작성하고 있는 사람은 무엇이 더 중요한 포인트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몇 가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JD 해석을 해 보았습니다. 


대규모 조직에서 조직문화를 기획 및 운영한 경험이 3년 이상 된 분을 찾습니다.          

3년 이상이라고 표현하면 3년 차를 찾는 경우가 많더군요. 3년 이상이라서 15년 차가 지원하며 경력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3년 정도 경력을 가졌다면 기획보다는 운영을 많이 했을 것이고 그 운영도 일부분을 해 보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획을 해보았다고 해도 전체적인 기획을 해 보긴 어려울 겁니다. 대규모 조직에서는 연간 교육 기획만 하는 사람들이 수십 명 있거든요. 대기업에서는 채용과 보상, 교육을 두루두루 거처야 조직문화 쪽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찾고 솔루션을 찾아본 경험이 있는 분을 찾습니다.              

스타트업 경력의 사람은 아마도 지금도 그 조직에 엄청난 애정을 기울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면 그 조직의 대표일 가능성이 높죠. 물론 하다 지쳐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만 다른 곳에서도 그 지치는 일들을 계속해야 하니 그냥 하던데서 계속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헤드헌팅도 어려울 겁니다. 제가 헤드헌터로 일 할 때 조직문화 교육 그룹에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이야 말로 이직이 거의 없습니다. 그들이 문화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직할 수 없기도 하고 다른 여러 가지 이유도 있습니다. 


업무에 대한 강력한 오너십을 가진 분을 찾습니다.          

아마도 그 조직에서 어쩌면 대하기 힘들다고 평가받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강력한 오너십을 가진 사람들은 문제점을 발견하면 고치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자기 의견만 주장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조직문화 담당자는 어떻게 찾나요?


우선 조직 문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회사의 대표일 경우가 많습니다. 창업을 함께 했던 멤버들일 수도 있죠. (늘 얘기하지만 저는 대기업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스타트업의 경우를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안다기보다는 그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죠. 예전에 우아한형제들이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로 시작한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전파한 것이 가장 좋은 예입니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조직원들에게 전달하는지가 조직문화 담당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당시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이기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포스터로 직접 조직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스타트업들에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누구도 못했던 잔소리를 효과적으로 한 겁니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배민에서도 저렇게 한대. 



소규모 회사들은 그럴 수도 있지만 이제 회사 대표가 직접 조직문화를 담당하기엔 무리가 있다면.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조직문화담당은 내부에서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주니어를 찾고 싶다면 채용담당을 뽑아서 조직문화담당으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기존의 레거시 기업들이 그랬습니다. 레거시 기업들은 그랬지만 우린 유니콘이니까 안 그럴 거야 할 수도 있습니다. 채용, 보상, 조직개편, 교육 등을 거치며 조직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지 진짜 조직문화담당이 될 수 있습니다. 신규 입사한 경력자가 조직문화를 담당하려면 조직문화를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릴 겁니다. 새로운 사람이 와서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 역시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아니면 대표의 의견을 전체 조직원들에게 전달하는 나팔수가 되겠지요. 



내부에서 찾아봤는데, 못 찾아서 외부에서 찾는 거라면.

조직문화담당자는 교육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합니다. 문화라는 것은 교육을 통해서 많이 형성되는 편입니다. 교육이라고 하면 학교를 떠올리겠지만 교육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식사문화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쩝쩝거리며 씹지 말아라. 음식을 다 삼키고 난 이후에 말해라. 식탁에서 턱을 괴고 밥 먹지 마라 등의 잔소리를 통해 교육받습니다. 그게 쌓여서 어떤 사람의 식사 문화가 생기는 거잖아요. 그러니 작은 프로젝트라도 교육 기획 및 운영을 경험이라도 해 본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을 채용해서 조직문화 담당자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교육의 전체 과정을 다 해본 사람을 찾는다면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나올 확률이 큽니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교육은 작은 규모 경험이 있다면 사람 숫자가 많아지는 것은 금방 스킬을 키울 수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교육의 일부를 해 본 사람보다는 소규모 기업에서 전체 과정을 해 본 사람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힙니다. 뭐 같이 성장하자고 하지만 이미 성장한 사람을 찾는 회사들에서는 싫다고 할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은 외부 사람들을 활용해야 합니다.     

회사에 대한 불만을 친구에게는 쉽게 얘기하지만 같은 조직에 있는 사람들과는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조직문화에 아무리 불만이 있어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동료들끼리 얘기하는 것이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내놓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만났던 HR 담당자는 조직의 거의 모든 회식에 참여한다고 하더군요. 감시자나 관찰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즐거운 분위기를 주도하며 참여한다더군요. 회사에 불만이 있으면 조용히 떠나기만 할 뿐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으니 그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의견을 내놓으면 그래 그럼 네가 한번 바꿔봐할까 봐 책임지지 못할 말은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외부 조직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MBTI이든 강점이든 어떤 워크숍을 통해서든 팀빌딩을 위한 코칭을 한번 진행해 보는 겁니다. 제가 팀 코칭을 진행하며 만난 많은 분들은 직접적이진 않지만 자신이 회사 생활에서 무엇이 힘든지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그 부분에서 개인이 노력할 점은 개인에게 이야기해 주고, 팀이 개선해야 할 부분은 팀 코칭을 통해서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습니다. 한 번으로 다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계기를 만들기에는 충분합니다. 



채용이 중요하지만 사람 뽑는 일이 너무 어려워지자 뽑아서 우리 사람으로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조직문화가 관심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조직문화를 잘 만들어서 채용도 좀 더 쉽게 하자는 마음일지도 모르겠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직문화가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편안한 의자, 쾌적한 사무실 환경이었다면 그것이 진짜 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거나, 그 이상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직문화는 이미 만들어져 있고, 그것을 개선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담당자 한 명이 대단히 큰일이 아닌, 그저 누군가의 의견을 듣기만 하는 걸로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조직 문화는 조직 그 자체입니다. 


좀 다른 상황이지만 2차 면접 불합격 통보를 금요일 오후 7시에 받은 적이 있습니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채용과정에 대한 설문을 해달라고 문자가 오더군요.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하며 내 어떤 점이 힘들었니? 말해봐, 다음 여자 친구한테는 그 부분을 고쳐서 더 잘해주게.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연락은 수요일이나 목요일 오후쯤이 적당합니다. 3시나 4시쯤이요. 그리고 최종 불합격자에게 채용 과정에 대한 설문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고민해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떨어진 사람들 중에 몇 명이나 응답했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JAYcoach : https://url.kr/dsb7j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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