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쥐어짠다고 기사가 잘 써질까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라
기자는 밥 먹고 노상 하는 일이 기사 쓰기입니다. 매일 기사를 쓴다고 해서 항상 글이 잘 써지는 건 아닙니다. 4번 타자라고 매 타석 홈런만 치는 건 아니듯.
어떨 땐 애면글면해도 기사의 방향을 잡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 봐도 영 감이 오지 않습니다.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마감이 다가오면 마음만 조급해집니다.
저는 그럴 때 밖으로 나갑니다. 백날 앉아 있어 봐야 안 써지던 글이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써지겠습니까. 국회 소통관(기자실)에 있을 때면 나와서 사랑재를 걷고, 청와대 춘추관에 있으면 삼청동 골목을 걷습니다.
한 바퀴 빙 돌면 30분 정도 걸리는데요.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이지만 효과는 분명 있습니다. 바람을 쐬며 걷는 동안 머릿속이 가벼워집니다. 그렇게 사색의 시간을 갖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이 듭니다.
돌아와 다시 책상에 앉으면 막혔던 혈이 뚫리듯 글이 써지는 신기 방기한 경험을 하곤 합니다. 저한테는 그 방법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위기를 탈출하는 응급처치입니다.
농구나 배구 경기를 보면요. 감독은 적당한 시점에서 선수들을 교체해 줍니다. 체력 안배 차원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교체된 선수는 벤치에 앉아 땀을 닦고, 물 한 모금 마시며 경기를 관찰합니다. 그러다 보면 코트에서 뛸 땐 알지 못했던 게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코트 안으로 들어가면 교체 전에 했던 실수를 줄이고, 공격이나 수비에서 보다 나은 해법을 찾는다고 합니다.
기사가 안 써지면 밖으로 나가 보세요. 기자실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좋습니다. 출입처 건물이나 사무실 주변을 돌든, 근처 벤치에 앉아 잠시 멍을 때리든, 커피숍에서 ‘얼죽아’ 한잔을 마시며 쉬든,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이 방법은 비단 기자들에 국한한 건 아닙니다. ‘글로 생활자’나 비슷한 상황과 환경에 처한 분들에게도 적용 가능합니다. 보고서나 회의 자료를 만들 때 도무지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 방법을 ‘강추’합니다.
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요? 그럼 다행입니다. 좋은 방법은 나누라고 했으니, 유익하게 실천하기 바랍니다.
오늘 들려드릴 노래는 BUNT <Sure Don't Miss You>입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