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늬들이 백신을 알어?

막연한 불안과 불신 조장 보도, 누굴 위한 건가요

by 류재민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전 국민이 접종을 마치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바이러스로부터 해방하리라는 희망이 생기고 있습니다.


1년 넘게 우리 일상을 옥죈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연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경제 상황은 악화하고 있으니까요.


백신 접종을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진 방역수칙과 거리 두기 실천에 국민들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동안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며 국민들을 불안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쉬운 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문제입니다. 65세 이상 접종이 미뤄진 건, 임상 단계에서 만족할 만한 표본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일부 언론은 이걸 백신의 안전성에 중대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처럼 호도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요? 백신을 안 맞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백신 접종은 왜 하는 걸까요?

정치권의 일방적 주장을 무분별하게 싣는 언론, 근거 없는 해외 언론 보도를 베껴 쓰거나 비전문가의 SNS 글이 마치 전문가 의견인 양 보도하는 언론에서 국민들은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 예방접종이 이루어지는 나라에서, 이상 반응으로 신고한 사례자 수치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심지어 사망사례도 있다. 하지만 (사망사례 중)인과관계가 확인된 건 보고된 게 없을 정도로 안전성·우려성이 입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방접종이 일어나면 확률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언론에서 보도준칙을 기자협회 스스로 만들어 상황이 불명확할 때는, 방역 당국이 꺼려지면 의과학 전문가에 확인하도록 돼 있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당국에선 가장 빠르고, 신속하고, 투명하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2월 27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KBS 심야토론> 발언 중.

코로나 대응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의 영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언론이 정치인이 아닌, 의료진과 방역 당국 등 전문가 의견과 판단을 바탕으로 보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백신만 맞는다고 금세 코로나가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변이가 들어와 백신 효과가 떨어지면 어쩌나 우려도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이 확보된다고 해도 상당 기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는 불가피할 거라고 합니다.


예상치 못한,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이상 반응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 보도나 정치권의 악용이 일어나면 순탄한 접종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 나의 이 고민이 노파심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보도는 1. 선정적인 제목을 달면 안 된다. 2. 인과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유보적 태도의 보도가 되어야 한다. 3. 백신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인용해야 한다. 4. 정치인의 비과학적 언급을 따옴표 처리하여 언급하는 것은 절대해서는 안 된다. 제발 부탁드린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페이스북 글 (2월 26일)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을 회복하려면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향후 치료 시스템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국민들이 맞아야 할 백신이 불안하지 않고, 불신도 갖지 않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동시에 정부나 방역 당국도 언론에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겠습니다. 제 접종 차례가 오면 기쁘고 고마운 마음으로 맞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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