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렵나 마음먹기가 어렵지

열렬히 책 읽고, 매일같이 쓰는 습관이 부럽다

by 류재민

미국의 소설가 ‘레이 브레드 버리’는 “매일 글쓰기를 해라. 열렬히 책을 읽어라. 그러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라고 했습니다.


좋을 글을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는 건데요. 그랬을 때 비로소 작가로서 빛을 볼 수도, 삶에 활력을 얻을 수도 있다는 얘기 같습니다. 하지만 누가 그걸 모릅니까. 매일 글을 쓰는 것보다, 쓸 마음을 먹는 게 어려우니까 문제인 거죠.

열의와 열정, 재미, 사랑 없이 글을 쓴다면 그저 반쪽짜리 작가일 뿐이라는 것, 오직 그뿐이다. 한쪽 눈으로 상업 시장을 보느라, 한쪽 귀로 아방가르드파의 말을 듣느라 너무 바쁘다면,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가 없다. 심지어 자신을 알지조차 못한다. 무엇보다 작가는 신나야 한다. 열광과 열정 그 자체여야 한다. 그런 활력이 없다면, 차라리 나가서 복숭아를 따거나 도랑 파는 일을 하는 편이 낫다. 그게 건강에는 더 좋을지 모른다. <화성으로 날아간 작가, 레이 브레드 버리>

박완서 선생께서 돌아가신 지 10년째 되는 해입니다. 유고 산문 660여 편 중 35편을 선별해 엮은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읽고 있는데요.


책 표지를 넘기면 뒷면에 작가 소개가 있습니다. 첫 문장을 읽었을 때, 순간 숨이 멎는 듯했습니다. 심장은 쿵쾅거렸습니다.


“죽을 때까지 현역 작가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


이 한 문장으로 끝났습니다. 책의 모든 내용이 이 한 문장에 모두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절반을 읽는 내내 선생님의 문장에 감탄했습니다. 삶 속에서 겪은 이야기를 소박하게 전달했습니다. 화려한 문체를 쓰지 않아서 담백했고, 일상의 단어와 표현을 써 읽기 쉬웠습니다.


자랑할 거라곤 지금도 습작기처럼 열심히라는 것밖에 없다.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지만, 열심히라는 것만으로 재능 부족을 은폐하지는 못할 것 같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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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도 그렇습니다. 보도자료 하나, 단신 하나를 쓰더라도, 독자가 읽기 쉽게 써야 이해하기 쉽습니다. 기자만 알아볼 수 있는 기사는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한 줌의 진실이라도 말하지 않을 거라면, 굳이 쓸 이유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기자도 작가만큼 열렬히 책을 읽고, 매일 글쓰기를 하며 매질하듯 단련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람은 세상을 떠나도 그가 남긴 글은 영원합니다. 박완서 선생처럼 후생이 유고집을 내 저 같은 사람에게 감동과 교훈과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100번째 브런치 글을 쓰면서 저도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이 듭니다.


그래서 훗날 제 이야기가 담긴 번듯한 책 한 권이라도 있다면, 첫 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새겨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죽을 때까지 현역 기자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


오늘 들려드릴 노래는 윤하가 부르는 <앨리스>입니다.

*영상출처: Younha (윤하) - Alice (앨리스)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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