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대 다음은 라디오 시대?

보고 말하는 시대에서 듣는 시대로 돌아갈까

by 류재민

여러분은 학창 시절 애청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으세요? 저더러 답을 하라면 단연 ‘별이 빛나는 밤에’입니다. ‘야자’를 마치고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별밤’ 오프닝 시그널 음악이 나오면 귀를 쫑긋했던 시절.

별밤지기 ‘문세 형님’ 목소리를 들으며 마냥 귀가 즐거웠던 시간. 스피커를 통해 나오던 노래는 질풍노도 청소년의 가슴팍을 후벼 파기도, 후려치기도 했던 그때 그 시절.


여러분은 혹시 그런 경험이 있으세요?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 가사가 들으면 들을수록 내 이야기 같다고 느껴졌던 때요. 시련을 겪거나 이별하고 나서 듣는 노래는 더더욱 그렇게 와닿지 않으셨나요?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입니다. 상대적으로 라디오는 ‘한물간’ 커뮤니티 취급을 받습니다. 그래도 저는 버스를 탈 때마다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아재 같다고요? 노노. 그렇지 않습니다.


얼마 전 제2의 라디오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주 소비층은 4050 아재 세대가 아니라요. 10~30대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아우르는 말)’라고 합니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인기 뒤엔 MZ세대가 있다. 라디오에서 동영상으로의 시대 전환을 이끌었던 세대가 제2의 오디오 열풍을 일으키고 있단 점은 흥미롭다. MZ세대의 선호 이유로는, 영상과 달리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단 점이 꼽힌다. 동영상 콘텐츠 시청은 정해진 시간 동안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 영상을 보면서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오디오 콘텐츠는 두 손이 자유롭다. 원하는 콘텐츠를 들으며 업무도 볼 수 있고, 친구와 연락도 할 수 있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다. 한 번에 다양한 활동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동영상보다 더 적합한 미디어인 것이다. 2021년 6월 19일 자 <헤럴드경제> 중
MBC <나 혼자 산다> 영상 갈무리.

며칠 전 MBC <나 혼자 산다>에 쌈디가 출연했는데요.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 앱을 통해 일반인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혼자 사는 이들은 외롭고 울적할 때 허전함을 달랠 수 있는 장치로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일론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셀럽들도 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브런치도 ‘귀깔나게 즐기다’는 콘셉트로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요. 수상 작가 20명에게는 상금과 함께 오디오북 출간의 기회를 준다고 합니다. 또 유명한 성우들이 수상작을 낭독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 목소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요? 텍스트와 음성이 만나면 생각보다 큰 힘이 생기게 됩니다. 깊이 있는 목소리로 문장 하나, 단어 하나의 분위기까지 살려 텍스트를 전하면 장면마다 더 몰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브런치 북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안내 글 중


저는 앞으로 ‘보고 말하는 시대’에서 ‘듣는 시대’로 바뀔 거라고 믿습니다. 일종의 레트로(Retro)라고 할까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듣는 것이 집중력에 좋습니다. 좋은 글이 낭랑한 목소리와 케미를 이룬다면 귀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맑아질 것 같습니다.


저처럼 비디오가 약한 아재는 속히 오디오 시대가 오기 바랍니다. 지금부터라도 오디오 시대를 준비해야겠네요.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하러 고고씽~.


버스 안 라디오에서 자주 들으며 신났던 자자의 <버스 안에서>입니다.

*영상출처: [슈가 송] 댄스곡 레전드 강림자자(ZAZA) '버스 안에서'슈가맨 3(SUGARMAN3) 14- YouTube

*상단 이미지 출처: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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