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서관에서 내 책을 본 순간 눈물이 핑

외로운 노동과 고독의 시간을 보상받은 기분이랄까

by 류재민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제가 쓴 책이 대학도서관과 시립도서관에 있는 걸 발견했거든요. 놀라움과 신기함, 설렘까지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보람과 뿌듯함에 감정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지난 2월 전자책(e-book) 「나와 당신의 삶에 묻다」를 출간했습니다. 자가 출판이다 보니, 홍보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브런치와 페이스북에 소개한 정도입니다. 참, 청와대를 함께 출입하고 있는 <이뉴스투데이> 안중렬 기자님이 기사를 써줬군요. 고맙습니다.


일반적으로 출판사와 계약을 하면 자가 출판보다 장점이 많습니다. 원고 교정 교열부터 표지 디자인, 홍보 마케팅까지 해 주거든요. 저는 첫 출간을 혼자 하다 보니 부족한 게 너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내고 나서 적지 않게 팔리는 걸 보고 위안을 받았습니다. ‘내 책도 팔리긴 하는구나’하는 생각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지인들에게 사 달라고 부탁 했는데요.


아무래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벌려고 시작한 글쓰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많이 팔리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이었으니까요.


제가 쓴 전자책이 여러 대학 도서관과 시립도서관에서 대출되고 있었습니다.

매달 몇 권의 책이 팔리고, 그에 따른 인세가 입금되는 걸 보면 신기했습니다. 과연, 누가 내 책을 이렇게 사 주는 걸까. 어딘가에 ‘키다리 아저씨’가 있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정말 키다리 아저씨는 존재했습니다.

인하공전 도서관을 비롯해 육군3사관학교 도서관, 연암대 도서관, 선린대 도서관, 영천시립도서관에 제 책이 걸려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곳에선 제 책을 대출하고 있었는데요. 대출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했습니다.


아마도 교보문고나 알라딘, 예스24 같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한 뒤 대출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 같았습니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 가운데 제 책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기분에 행복 가득이었습니다.

감히 영혼까지 갈아 넣었다고 하진 못하겠습니다. 그저 한 편 한 편 꾹꾹 눌러 정성껏 썼습니다. 내 고독의 시간을 알아주는 곳과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운 노동의 시간을 보상받았다는 기분에 무한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인해 깊어진 우울감은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분노)’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관계의 단절’ 극복과 공동체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소중함, 이웃에 대한 배려를 일기처럼 그려냈다. 자신이 살아온 어제와 오늘의 경험을 토대로 독자의 안부를 붇고 내일의 안녕을 빈다. 총 3부의 에피소드를 통해 코로나 시대 가족의 일상을 역동적으로 표현했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했다. 현직 기자로서 꾸준한 성찰을 통해 사회 정의를 추구하려는 모습도 녹여냈다. -류재민 「나와 당신의 삶에 묻다」 책 정보


매일 글을 쓰는 직업이지만, 작가는 처음이거든요. 솔직히 아직도 제가 작가라는 실감도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제가 쓴 글을 읽고 무슨 감정을 느꼈을까 궁금합니다. 작가로서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겠다는 각오도 새깁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은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노동이다.’라고 말했다.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고독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그리고 나와의 철저한 사색의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정신적 마음 못지않게 강한 체력을 틈틈이 키워나가자. 무거운 엉덩이의 내공을 키워 결승선으로 한방에 돌진해 완주하자. 책 쓰기라는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하루빨리 달성하자. -김태윤 「작가는 처음이라」 206쪽


대한민국의 모든 초·중·고·대학교, 시립, 구립, 작은 도서관에 제 책이 대출되는 그날까지 쓰고, 또 쓰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동네방네 열심히 소문내 주시고요. 두 번째 책이 나오는 그날까지 저는 오늘도, 내일도 부지런히 엉덩이에 힘 주고 쓰겠습니다.


오랜만에 노래 한 곡 띄웁니다. 2NE1 <fire>

영상출처: http://youtube.com/watch?v=49AfuuRbg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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