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옥에 재수감, 석방은 글렀나 보다

일상 회복 멈춤, 끝날 줄 모르는 마스크 인생

by 류재민

감옥에 갇힌 죄수 중에 모범수를 대상으로 ‘가석방’이라는 걸 시켜 줍니다. 형기 만료 전에 조건부로 내보내 주는 건데요. 가석방 중에 다시 사고를 치면 그 효력은 잃게 됩니다. 도로 징역살이를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죄수들이야 죄를 지었으니, 응분의 벌을 받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무고한 국민들은 2년 가까이 ‘코로나 감옥’에 강제 투옥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 한 달도 되지 않아 멈췄습니다. 코로나라는 감옥에서 가석방됐던 국민들은 재수감 신세가 됐습니다.


우리가 어떤 국민입니까. 전 세계적으로 K-방역의 주역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게 엊그제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감옥으로 다시 들어가야 한다니, 그야말로 '아이구야' 입니다. (가석방 기간에 사고 친 사람들은 죄다 독방으로 )


대통령과 정부는 3차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2차 접종만 끝내면 괜찮겠지, 했던 생각은 “2차는 기본접종이고, 3차 접종까지 맞아야 접종이 완료됐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쑥 들어갔습니다.

방역 패스 유효기간은 6개월, 18살 이상 성인은 5개월 뒤 추가 접종을 해야 하는 국면입니다. 게다가 5~11세 소아 청소년까지 접종을 검토한다고 하니, 어지간한 부모들은 방방 뛸 노릇입니다. 감염 확산과 예방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건 모르는 바 아닌데요. 워낙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큰 탓에 성인들도 접종을 주저하는 게 사실입니다.


11월 29일 KBS9시 뉴스 영상 갈무리.

백신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나 보상 계획을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꺼이 아이들의 팔뚝을 걷어 올릴 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실보상 기준과 대상을 확대하고, 확실한 지급을 약속해야 합니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영업손실 보상도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손실보상 제외 업종의 불만이 높습니다.

주요 대상자인 식당과 카페 점주들은 “피해는 2년 가까이 받는 중인데 왜 보상 기간은 3개월이냐”면서 불만이고, 대상에서 제외된 편의점을 비롯한 제반 업종 자영업자들은 “피해는 똑같이 입었는데 왜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느냐”면서 아우성이다. -2021년 11월 29일 중소기업뉴스 [봉달호의 명랑 시선] ‘자영업자 보상, 누구는 주고 누구는 빼나’ 중

일상 회복 멈춤이란 결단 과정에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거리두기를 풀면 방역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고, 확진자가 증가할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입니다.


단지, 확진자 증가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 미처 몰랐던 거죠. 하지만 그건 변명과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행 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로드맵을 미리 세웠어야지 않았을까요. 준비도 없이 멍하니 있다가 막상 비상 상황에 직면한 뒤 갈팡질팡하는 모습입니다. 이러니 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야겠습니까.

3차 접종이 '기본'이면, 4차, 5차 접종은 '추가'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7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해 안타까운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 몸담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금 상황에서 일상 회복을 중지하자는 말을 꺼내기가 송구스럽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냐는 비난을 받아도 충분하다. (중략) 제가 지원위원회에서도 제일 먼저 말한 게 비상계획이 실행될 상황이 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보호할 정책 패키지 지원금을 아예 책정해놓고, 발동할 때 풀라는 얘기까지 했는데, 그것도 기재부에서 준비하지 않았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건 다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코로나 감옥에 재수감되려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습니다. 끝날 줄 모르는 마스크 일상이 한 달 후면 3년째를 맞습니다. 특별사면은커녕 만기 석방도 어려워 보입니다. 이 와중에 ‘오미크론’은 또 뭡니까.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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