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금주 한 달, 아침이 달라졌어요

작심삼일 이겼으니, 11번만 더 참아보자

by 류재민

지난해 연말 금연·금주를 선언했습니다. 시점은 일단 1년으로 잡았습니다. 성공하면 더 연장하려고 합니다. 주변에서는 제가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합니다. 솔직히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한 달이 되었습니다. 그럭저럭 할 만합니다. 무엇보다 위기의 작심삼일을 이겨냈습니다. 이제 한 달씩 11번 남았습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얘깁니다.


한 달을 살아보니, 나머지 열한 달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왜냐고요? 제 몸의 변화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아주 개운합니다. 숙취로 온종일 고생했던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머리가 한결 맑아진 기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컨디션이 좋으면 출근길도 상쾌합니다.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글도 잘 써집니다. 아내의 잔소리는 안드로메다로 떠났고, 아침저녁 반찬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들도 반색하며 안깁니다.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니라 ‘일석다조(一石多鳥)’의 한 달을 산 것 같습니다.


술 대신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운동까지 하니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한 시간 반가량 운동하고 나면, 몸과 정신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배가 쏙 들어갔습니다. 백 만년 만에 “살 빠졌네”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무척 좋아집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고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아니라 속도 달라지는 모양입니다. 후배들한테 가하는 데시벨이 많이 ‘톤 다운’됐습니다. 걸핏하면 하던 ‘버럭’이 차츰 ‘체다치즈’처럼(철저히 제 주관이지만) 부드럽고 말랑해졌습니다. 술자리 실수도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실천하는 금연·금주가 저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정신건강을 살리고 있습니다.

이럴 땐 코로나인지 오미크론인지 전염병 덕도 좀 봅니다. 모임 인원을 제한하고, 식당 영업시간이 단축되면서 술 마실 일이 확 줄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담배도 찾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오랜 친분을 유지했던 터라 1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고요. 앞서 언급했듯이 피부로 체감하는 장점을 발견하니, 금단현상을 자제할 통제력을 얻었다고 할까요.


아무튼, 남은 11개월도 지금처럼 정신줄 똑바로 잡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월까지 얼마나 많은 위기가 찾아오겠습니까. 온갖 유혹이 많겠죠. 무엇보다 주변의 저 자신과 싸움이 가장 힘들겠죠. 이왕 맘먹은 거 이겨볼 참입니다.


애주가, 애연가 사이에 ‘술, 담배 끊은 놈이랑 상종 말라’는 금언이 있는데요. 그분들께도 금연·금주를 권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건강을 잃고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주머니에 든 담배와 라이터를 휴지통에 던져 넣으라고요.

소주 한잔하자는 연락이 와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서라도 저처럼 딱 한 달만 참고 버텨보라고요. 그러면 당신도 엄청난 신체의 변화를 느끼며 제 조언에 고마워할지 모릅니다.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냐고요? 방법은 많습니다. 책을 읽거나, 운동하세요.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지키는 교과서적인 방법입니다.

신간 <세상은 오늘도 당신 편입니다>가 교보문고 POD 전체 분야 일간 베스트 2등을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자신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어디 말처럼 쉽냐고요? 나에게 하는 투자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아이가 잠든 이후에 책을 본다거나, 이따금 등산이나 낚시를 하거나, 카페에 조용히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하는 소소한 일상이 바로 그런 것들이죠. 저처럼 틈틈이 글을 써 책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지친 하루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날리고, 활기찬 내일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전문성을 기르는 준비와 훈련도 될 것입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도 않습니다. 류재민 『세상은 오늘도 당신 편입니다』 88쪽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어쩌면 가장 빠를 때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이 늦지는 않은 때입니다. 자, 이제 당신이 결심할 차례입니다. 2022년은 한 달 지났지만, 설 연휴부터 도전해 보세요. 당신의 ‘새해 같은 2월’을 응원합니다.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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