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구독자를 기다리며

어느덧 내 글쓰기에도 구력이 붙어가고

by 류재민

2020년 8월 28일 브런치에 첫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로 576일입니다. 250편의 글을 썼습니다. 7개의 ‘브런치 북’을 만들었고, 2개의 ‘매거진’을 운영 중입니다. 누적 조회 수는 32만 5천여 회이고, 구독자는 99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저의 1년 7개월여 글쓰기 성과물입니다. 그사이 2권의 책을 냈고, ‘작가’라는 ‘부캐’를 얻었습니다. 날마다 쓰는 글쓰기이지만, 브런치에 쓰는 글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오롯이 제 이야기를 쓰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하는” 시간입니다.


카카오는 브런치에 등록된 작가 5만 명 가운데 그간 출판에 성공한 작가가 2900명이라고 밝혔다. 브런치 작가 100명 중 5명은 책을 낸 출판작가라는 이야기다. 그간 출간한 도서의 수는 4900권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브런치 출신으로 출판에 성공하면 평균 2권 정도는 책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늘도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출판사에 기고를 하며 ‘맨 땅에 헤딩’을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브런치 작가들은 글에만 신경을 쓰면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 베스트셀러 도서 ‘90년대생이 온다’의 임홍택 작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을 브런치에 써 책을 낸 케이스다. -2022년 2월 24일《jobsN(잡스 앤)》 <"퇴근 후 글 썼더니 어느새.." 작가 '부캐' 성공한 직장인들> 중
저는 현재 7개의 브런치 북과 2개의 매거진을 운영 중입니다.

매번 ‘오늘은 또 무얼 쓸까’하는 고민으로 시작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어찌어찌 하나의 글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독자들로부터 ‘라이킷(좋아요)’와 응원 댓글을 받으면 자신감이 뭉게뭉게 피어오르죠. 거기에 ‘ㅇㅇ님이 내 브런치를 구독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어쩔 줄 모르고요. 제 글쓰기의 원천은 바로 독자 여러분입니다.


기자나 작가나 독자가 없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은 쉽게 써야 합니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편하게 쓰라는 얘긴데요. ‘쉽게’라는 말뜻을 ‘맘대로’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수틀리는 대로 글을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 글은 일기장에 써야죠. 읽히지도 않을 기사와 글을 정력을 낭비하며 쓸 이유가 없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비 오는 주말, 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딸과 함께 극장을 찾았습니다. 단둘이 영화 데이트한 지도 꽤 오래됐더라고요. 영화도 보고, 저녁도 같이 먹으니 딸도 좋아했습니다. 온전히 제 시간을 가지려면 가족에게도 충실해야 합니다. 그래야 ‘혼자 놀이’에 눈치가 덜 보이기 때문입니다.


혼자만 여가를 즐기면 배우자와 아이들한테 미안하지 않겠냐고요? 천만에요. 평일은 남편과 아내가 돌아가면서 하면 되고, 주말과 휴일에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을 만들면 됩니다. 그것만큼 공정한 것도 없습니다. -류재민 『세상은 오늘도 당신 편입니다』88쪽

2년 가까이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2권의 책을 냈습니다.
딸과 저녁을 먹으려는데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제가 쓴 브런치 글이 좋았다고 몸 둘 바 모를 칭찬을 해주십니다. “술 안 먹고 글을 쓰니 정신이 멀쩡해 그런가 보다”라고 둘러댔습니다.

기자나 작가나 ‘글 잘 썼다’보다 ‘글 잘 봤다’라는 말이 더 감동적입니다. 곧 나타날 저의 100번째 독자를 기다리며, 저는 오늘도 한 편의 글을 여러분께 보여 드립니다. 자, 이제 여러분은 "글 잘 봤다"라는 댓글 남길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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