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꿀벌들은 다 어디 갔을까

설마 우릴 굶어 죽이려는 속셈은 아니겠지?

by 류재민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 아닌가요?


한국양봉협회가 최근 월동 봉군(벌무리) 소멸 피해 전국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회원 2만3697농가 중 17.61%인 4173농가에 피해가 발생했다. 전체 사육 봉군 227만6593군 중 17.15%인 39만517군에서 벌이 사라졌다. 봉군 1개당 약 2만마리 꿀벌이 사는 것을 감안하면 78억마리가 넘는 벌이 월동기간 사라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22년 3월 26일 《세계일보》 <장대비 내리던 2021년 봄 ‘78억 꿀벌 실종사건’은 시작됐다> 중

'그알' 제작진도 꿀벌 찾기에 나섰습니다. 2022년 3월 2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캡처.

그 많던 꿀벌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오죽하면 ‘그알’까지 꿀벌을 찾아 나섰을까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꿀벌 실종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봄부터였다고 합니다. 봄철 기상이변으로 비가 많이 오면서 꿀벌이 활동하는데 제약이 생겼다는데요. 꿀벌이 제대로 활동할 수 없다 보니 당연히 꿀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겠죠.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또 다른 요인을 들었습니다. 극심한 ‘응애(꿀벌에 붙어사는 기생충)’ 감염과 병원체의 2차 감염으로 인해 면역력 저하로 월동 후 폐사 수가 급증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 응애예요 ㅠㅠ)

기후변화와 감염의 영향을 받는 건 비단 인간만이 아닌가 봅니다. 전 세계 인류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감염체에 옴짝달싹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듯합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도 결국 인간의 환경 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라 누구를 탓할 순 없어 보입니다. 우한의 박쥐만 욕할 게 아니라는 얘기죠. 박쥐를 잡아먹는 인간이 문제 아닌가요? 우리는 지금 무분별한 산림 훼손과 자연생태계를 파괴한 죗값을 혹독하고 가혹하게 치르는 중입니다. 동식물의 반란이 시작된 셈이죠.


야생동물이 옮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류가 고통을 겪고 있지만, 반대로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전파한 감염병에 생태계가 붕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안데스 산맥 외딴 보호구역에 가축 기생 진드기가 퍼지면서 먹이사슬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고 합니다. 생태계의 변화가 마치 공포를 예고하는 것 같아 두려워집니다.

감염병이 만연해 비쿠냐가 사라지자 먹이의 88%를 거기 의존하던 콘도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줄리아 몽크는 “매일 볼 수 있던 콘도르가 몇 달씩 자취를 감추었다”라고 말했다. 먹이터가 사라지자 콘도르는 가축을 기르는 인근 농경지와 쓰레기 매립지로 옮겨갔다. 초식동물이 격감하자 평원의 식생도 바뀌었다. 2022년 3월 29일 《한겨레》<야생동물도 ‘팬데믹’…인간이 옮긴 병, 안데스 생태계 ‘도미노 붕괴’> 중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여러분, 초등학교 때 배운 ‘먹이 사슬’ 기억하시나요? 피라미드 맨 아래 칸에 풀이나 벼, 그 위에 메뚜기, 그리고 개구리, 맨 꼭대기에는 ‘매’나 ‘독수리’가 있었죠. 이 자연스러운 균형이 깨진다고 상상해 보세요. 하루아침에 피라미드가 ‘와르르’ 무너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습니까?


다시 꿀벌 얘기로 돌아와서요.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작물 중 63%가 꿀벌을 통해 번식한다고 합니다. 꿀벌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농작물 생산량뿐만 아니라 축산업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겁니다.


생산자와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 3차 소비자가 사라지면 최종 소비자인 인간은 굶어 죽을지도 모릅니다. 넋 놓고 있을 때만은 아닌 듯 합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생태계가 경고를 보내고 있잖아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워야겠습니다. 우리가 먹을 것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자, 어서 얼른 꿀벌을 찾아봅시다. 마야, 어딨니?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숨바꼭질하고 있을 때가 아냐. 꽃 피는 봄이 왔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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