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반 사람 반' 슬기로운 가정의 달

5월은 푸르구나!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by 류재민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가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듯하다. -이양하 『신록예찬』 중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일 년 열두 달 가운데 ‘가정’과 관련한 ‘날’이 몰려 있는데요. 5일 어린이날을 시작해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 날이 대표적입니다. ‘근로자의 날(1일)’과‘스승의 날(15일)’에 셋째 주 월요일 ‘성년의 날’까지 더하면 기념일은 더 늘어납니다. 가족 생일이나 결혼기념일까지 있다면, 대략 난감인가요?


5월은 계절의 여왕입니다. 코로나로 묶였던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행락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저도 지난 어린이날 가족과 함께 근교 냇가에 바람을 쐬고 왔는데요. 공원을 비롯해 유원지에 ‘차 반, 사람 반’이었습니다. 산이며 들이며, 강이며 바다, 놀이공원, 영화관 할 것 없이 휴식과 놀이공간이 있는 곳은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습니다.


차와 사람이 몰리면서 휴게소 매출도 올해 들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휴게소의 200여곳의 지난 5일 매출액은 약 61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어린이날에 대비해서는 약 91% 증가한 수치다. 2022년 5월 6일, 뉴스1, <"소떡소떡 30분, 휴게소에만 1시간"…고속도로 휴게소 '올들어 최고 매출'> 중
저희 가족도 어린이날 근교 냇가에 가서 초록 초록한 5월을 만끽했습니다.

그동안 ‘집콕’만 했던 사람들이 작심하고 나온 모양입니다. 화창한 날씨에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오니 나들이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죠. 잔디공원과 계곡의 초목마다 초록으로 물들었습니다. 초록색은 시각적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래서 구급이나 안전 관련 기호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출입구를 알리는 비상구나 보행자 신호등도 초록색입니다.

안전사고는 부주의로 인해 생길 수도 있고, 별안간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고를 겪게 되면 가정 파탄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장애를 입을 수도, 막대한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난처한 경우도 벌어집니다. 가족이 목숨을 잃는 날벼락같은 상황을 맞는 이들도 있죠.


특히 5월은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합니다. 도로교통공단이 어린이 교통사고 특성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6~2020년)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가 5만1687건에 이릅니다. 특히 가정의 달인 5월이 5427건(10.5%)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6710명(10.3%)의 어린이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초등학생 보행 사상자는 학년이 낮을수록 많아 1학년의 사상자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오후 4~6시에 사상자가 가장 많이 발생해 하교시간대 보행안전 지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5월 6일, 내일신문, <어린이 교통사고 가정의달 5월에 최다> 중

최근 5년간 초등학생 보행 사상자 현황입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5월이 가장 많고, 저학년일수록 발생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출처: 내일신문

가정불화로 인한 사고도 있습니다. 부모 자식 사이 불화부터 부부 갈등, 고부갈등, 가정 폭력과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이유로 가족이 해체되거나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가족 잔혹사 대신, 아름다운 ‘미담’이 뉴스에 더 많이 등장하는 가정의 달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유가 있다면, 고맙고, 감사한 분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비록 가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말이죠. 저한테는 안 주셔도 됩니다.


정말, 굳이, 매우, 몹시, 뭐라도 하나 해주고 싶다면 ‘라이킷’이나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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