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과 호수공원으로 소풍을

대정원에서 자연을 배우다

by 류재민
신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정원입니다. 당신은 그곳에서 신을 찾기 위해 땅을 팔 수 있습니다.
-조지 버나드쇼
견고한 기초 위에 좋은 건설이 있고, 튼튼한 뿌리 위에 좋은 꽃과 열매가 있다. -안창호
식물은 재배함으로써 자라고 인간은 교육함으로써 사람이 된다. -루소

국립 세종수목원 출입구 바닥에 유명 인사들 명언이 새겨진 박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수목원에 가족 소풍을 다녀왔는데요. 날씨 좋은 휴일에, 거리두기도 완화해서인지 인파로 붐볐습니다.


수목원에 들어서는 순간, 드넓게 펼쳐진 대정원의 풍광과 대지가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눈에 다 담지 못할 정도의 정원 규모에 금세 매료됐습니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걷고 뛰며 신났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만 배우지 않습니다.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나무의 크고 자람, 물의 흐름, 물고기와 식물의 성장과정을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는 것만큼 좋은 산교육은 없겠지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지천에 핀 비비추와 구절초만큼 만발했습니다.

세종수목원 출입구 바닥에 국내외 유명인사들의 명언을 새긴 박석이 눈길을 끕니다.

세종수목원은 국내 최초 도심형 수목원으로 어제(17일) 문을 열었는데요. 꿀팁 하나 드리자면, 올해 연말까지 시범운영기간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사계절 전시온실 등 실내 전시관은 사전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는데요. 야외만 둘러봐도 하루가 부족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나무의 굵기나 줄기의 두께가 튼실하지 못하고, 꽃들의 화려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년 봄에는 달라질 겁니다. 나무들은 겨울 눈바람 속에 나이테 한 줄 더 새기며 굵어질 테고, 싱싱하게 물오른 꽃들과 함께 장엄한 자태를 뽐낼 것입니다. 볼수록 기대가 큰 정원입니다.


수목원 바로 옆에는 국내 최대 인공 호수공원이 있는데요. 세종시 명소 중 명소입니다. 수목원에 들리기 전 호수공원 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머물렀는데요. 아내와 함께 캠핑용 의자에 앉아 탁 트인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잔. 이보다 좋은 망중한이 없습니다.


코로나가 뭔지 모르고 살았던 때, 사람들은 이 계절에 축제를 만끽했습니다. 보고 즐기며,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며 살맛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며 ‘테스형’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과 정원을 찾아 위로를 받습니다.


기후변화 속에 들이닥친 코로나는 우리에게 불안과 공포, 우울과 분노라는 몹쓸 병을 가져다주었는데요. 우리는 초유의 대재앙 앞에서 자연과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캠핑용 의자에 앉은 아이들이 호수공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 호수 한가운데서 뿜어져 나오는 분수가 석양과 만났습니다. 둘이 섞여 만든 파스텔 빛줄기가 장관을 연출합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이라도 하듯 멋진 풍경 한 자락을 선사합니다.


“만약 당신이 정원과 서재를 가지고 있다면, 당신이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며 정의롭고 살기 좋은 나라, ‘공화국’을 주장한 키케로의 명언입니다. 코로나 시대 심신을 정화할 '정원'과 여유롭게 책을 읽을만한 호수공원이란 '서재'를 득템 했습니다. 이만하면 저도 필요한 걸 다 얻은 셈인가요?


가을은 점점 깊어갑니다. 겨울이 다음 차례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봄’은 기어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그땐 새들도 걱정 없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를 겁니다. 새들이 사는 정원과 공원에서 어른이나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오겠지요.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과 우리들의 봄은 곧 찾아올 테니.


오늘 띄워드릴 노래는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입니다.

*영상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37Yq2Jrr-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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