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머리는 좋다는 착각

‘타고난 천재’와 ‘노력형 천재’

by 류재민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
우리나라 엄마들이 가진 대표적인 착각입니다. 이렇게 따지면 우리나라에서 머리 나쁜 학생은 한 명도 없습니다. 공부만 하면 다 1등 하고, SKY 대학 나와서 의사‧변호사‧판검사 해야 합니다.


자녀들에게 “이렇게 공부 안 해서 나중에 어떻게 먹고살려고 그러냐”라고 나무라지 마세요. 자녀에게 양질의 유전자를 물려주지 못한 부모의 ‘원죄’는 어쩔 겁니까. 자녀들이 학업에 뒤쳐져 선생님께 혼나거나, 친구들한테 놀림받거나, 좋은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사회에 나가 좌절할까 걱정하는 심정은 잘 압니다. 저도 두 아이의 학부모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공부머리’는 아니어도 누구나 타고난 재주가 하나씩은 있다고 하잖아요. 그게 뭔지 잘 들여다보고 팍팍 밀어주세요. 그것이 부모의 역할일 것 같습니다. 학교 1등이 사회 1등은 아니잖아요.


물론 자녀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 건 공부를 게을리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교실에서 같은 선생님한테 같은 책을 놓고 배워도 1등부터 꼴등까지 등수가 매겨지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뇌 발달 정도가 다르고, 기본적인 실력 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치동에 돈깨나 있는 집안은 선행학습도 시킨다죠. 거기다 ‘타고난 천재들’은 그야말로 ‘넘사벽’입니다.


그럼 ‘금수저 DNA’를 타고나지 못하면 평생 1등은 못하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세상에는 ‘노력형 천재’도 많으니까요. 노력형 천재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습니다. 생활습관과 태도부터 다릅니다. 그들은 자신이 남보다 부족한 걸 알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고, 남보다 한 발 더 뜁니다.


남들과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같이 걸으면 뒤처진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위인 중에 타고난 천재보다 노력형 천재가 더 많은 건, 적어도 저 같은 사람에겐 ‘희망적’입니다.


출처: 픽사 베이(pixabay)

저도 학창 시절 ‘공부머리’가 없는 축이었는데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성적은 항상 ‘중간’이었습니다. 공부머리도 없는데 죽기 살기로 공부에 덤벼들지도 않았으니 성적이 오르지 않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제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중간밖에 못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기자가 되고서도 기사 잘 쓰는 기자들이 마냥 부러웠습니다. 운전면허학원 다니는 교습생이 운전 잘하는 사람을 보면서 경외심을 느끼는 것처럼요.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움직이고, 남들보다 책 한 권, 신문 한 부 더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욕먹을 정도는 아닌데요.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실력입니다. 이만큼이라도 하고 있으니 중간이라도 한다는 생각입니다.


노력형 천재로 가는 길은 멉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데요. 부족한 머리를 채우고 노력형 천재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몸 고생이 대숩니까. 타고난 천재들을 따라잡는 그날까지, 오늘도 일찍 자고 내일도 일찍 일어나겠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지만, 벌레 잡을 기회는 더 많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노래는 제 학창 시절 대중음악계 천재로 불린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입니다.


*영상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GfLigKgjzWU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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