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쓴 웹소설을 투고하기로 했다

<안녕, 도깨비>가 가야 할 곳을 찾아서

by 류재민

2022년 연말 ‘네이버 웹소설’이란 막연한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웹소설의 ‘웹’자도 모르고 무작정 도전했다. 필명은 '글사냥꾼'. 무슨 마음으로 소설을 쓸 생각을 했나 모르겠다. 주체할 수 없는 ‘쓰기 에너지’가 분출 장소로 거길 택했을까.


『안녕, 도깨비』집필은 그렇게 시작했다. 생소한 분야의 글쓰기였다. 쓰다 보니 재밌었고, 재밌어서 계속 썼다. 완결이 가까워졌을 때 이런저런 고민이 생겼다. 글감을 책으로 엮는다는 것, 돈을 받고 책을 판다는 것. 작가들의 기본사양이긴 하지만, 막연했다. 유통의 구조를 어떻게 정할 것이며, 책은 잘 팔릴 것인지까지.

네이버에 유료화를 신청했다가 그만뒀다. 유료 신청 기준에 맞도록 글과 분량을 재구성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통 이해가 되지 않았고, 번거롭고 수고로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귀찮아졌다. 최종적으로 무료 연재로 마무리했다. 작년 12월 19일 쓰기 시작한 소설은 꼭 두 달 만인 2월 18일로 끝났다.


두 달 만에 쓴 웹소설 <안녕, 도깨비>. 9만 1천 자에 원고지 585장을 채우는 내내 고통보다 즐거운 시간이 많았다.

그러던 중 한 소설가의 책을 읽고 다시 책을 내보기로 결심했다. 황보름 작가의 장편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 이런 문장이 있다. “이 세상에는 베스트셀러가 된 몇 권의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쓴 몇 명의 작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좋은 수많은 책, 수많은 작가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일 터였다.”

그렇다. ‘좋은 책’은 잘 팔리는 책만이 아닐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노력했던 작가의 피와 땀, 눈물로 점철된 지난한 작업이자 기록인 셈이다. 나는 이 지점에서 용기를 냈다.


『안녕, 도깨비』는 어릴 적 흥미롭게 읽고 본 책과 영화 『어린 왕자』와 <E.T>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학창 시절 배운 ‘서동요’와 김훈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에서도 영감을 받아 과거와 현대, 미래를 넘나드는 서사를 박진감 있게 다뤘다.


네이버웹소설 <안녕, 도깨비>가 40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봐주신 독자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어둑시니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통 귀신과 도깨비가 나오고, 느닷없이 좀비 떼가 등장하기도 한다. 외계인인 도깨비가 진짜 도깨비처럼 둔갑술도 부린다. ‘삼류 소설’이라고 욕하고 비웃어도 괜찮다. 삼류 같은 일류를 위하여, 용기 내 도전했으니.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었으니, 된 거다.


내 글쓰기가 멈추지 않도록 용기를 준 결정적인 인물은 다름 아닌 초4 아들이었다. 아들은 매 회차 글을 보고 "재밌다. 잘 썼다. 대단한데"라는 말로 나를 격려했다. 아들의 넘치는 응원을 받았으니, 꼭 성공할 거다. 변변치 않은 글에 환상적인 표지 그림을 그려준 후배 안성원 기자에게 고맙다. 잘 써먹을 거다.


외계인 ‘도깨비’와 지구인 ‘이무기’, 그리고 그의 가족들과 나눈 사랑과 우정을 담은 이야기를 ‘정말 자유롭게’ 썼던 시간이었다. 뭐라도 쓰면 된다. 그것이 내가 이 소설을 쓴 이유다. 자, 이제 나는 노트북을 접어 가방에 넣는다. 서점에 갈 거다. 판타지물 소설을 낸 출판사 이메일 주소를 적어올 참이다.


<슬기로운 기자 생활> 때처럼 100군데 정도 투고할 생각이다. 한 군데도 연락이 안 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할 일이다. 찾아보면 방법은 많으리니. 그전에 연락이 오도록 매력 넘치는 출간기획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지만, 시작이 곧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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