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거리에서
여러분은 각기 크리스토프들이네. 강 저편으로 아이를 실어 나르는 자들이기도 하지. 거대하게 불어난 강물 속에 들어가 있는 운명을 지닌 자들이란 말이네. 강물이 불어났다고 해서 강 저편으로 아이를 실어 나르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되네. 강을 가장 잘 건너는 법은 무엇이겠는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가게를 내놓아서 정리 중이에요. 커피는 그냥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책장에서 제가 몇 장씩 읽고 꽂아두길 반복했던 책을 빼주었습니다. “단골이었는데, 선물로 드릴게요. 가져다 보세요.” 주인은 나머지 책들은 바자회를 열어 한 권에 천 원씩 팔겠다고 했습니다. 어쩔 줄 몰라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그는 저에게 당부했습니다. “주인이 바뀌더라도 자주 찾아주세요.”
서로가 서로에게 크리스토프가 되어주는 것이네. 함께 아이를 강 저편으로 실어 나르게. 뿐인가. 강을 건너는 사람과 강을 건너게 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네. 여러분은 불어난 강물을 삿대로 짚고 강을 건네주는 크리스토프이기만 한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전체이며 창조자들이기도 해. 때로는 크리스토프였다가 때로는 아이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실어 나르는 존재들이네. 그러니 스스로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게.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