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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재민 Jul 12. 2023

출판사 거절 메일이 보내준 선물

출간 제안 연락보다 값진 공감의 하트가 무려 100개

얼마 전, 투고한 원고가 채택되지 않아 퉁퉁거리며 쓴 글이 있다. ‘출판사 놈들’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쓰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어느 출판사의 정중하고 정성 어린 거절 메일에 감동과 감격했다. 그걸 글로 썼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4년여 쓴 브런치 글 가운데 가장 많은 라이킷(좋아요)을 받았기 때문이다.      

무려 100명이 넘는 브런치 작가로부터 응원을 받은 셈이다. 구독자도 몇 명 늘었다.


그만큼 ‘브런치’라는 곳이 글쓰기를 좋아하고, 나아가 출간을 바라는 작가들이 모인 공간임을 새삼 깨달았다. 아울러 글쓰기가 얼마나 어렵고 지난한 작업인지 알기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준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내가 쓴 글에 공감하고 힘찬 박수를 보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전업 작가이든, ‘작가’를 부캐로 삼고 글을 쓰는 이들 모두에게 보람 아닐까. 또, 그 맛에 글을 쓰는 건 아닐까.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내게 라이킷을 눌러준 이들 중 일부는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작가들도 있으리라. 그래서 ‘실망하지 말라’ ‘나도 그랬다’는 의미로 용기를 북돋아 준 게 아닐까.      


나 역시 그런 글들을 보면 격하게 ‘하트’를 누르리라.(늬들이 하트를 알아?) 얼굴 한 번 못 본 공간이지만, ‘글쓰기’라는 주제 하나로 모인 곳에서 만들어진 동료애 때문이리라. 서로서로 칭찬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속에서 글도 차츰차츰 세상의 빛을 보지 않을까.     

  

https://brunch.co.kr/@jaeminwow/438

출판사 놈들, 아니 이제는 ‘출판사 분들’이 보낸 거절 메일이 나에게는 전화위복이 됐다. 다시 글을 쓰고, 투고를 할 수 있는 도전 정신을 잃지 않는 선물을 주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작가 역시 사람인지라,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100군데가 넘는 출판사에서 하나 같이 보내온 ‘출간 방향과 맞지 않다’라는 거절 메일을 열 때마다 입맛이 쓰다. 성격이 급한 탓일까, 아니면 내 실력을 모르고 주제넘게 구는 걸까.      


어쨌든 나는 400개가 넘는 글 중에 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구독자와 독자들로부터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는 것에 만족한다. 언젠가는 내 글을 알아보는 눈 밝은 편집자를 만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설령 그것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해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제 글에 하트를 달아 준 101명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립니다. 101년 동안 행복하세요~~^^

그래서 오늘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백지에 검은 글씨를 꾹꾹 눌러쓴다. 그런 자세와 태도와 마음으로 내일도, 모레도 꾸준히 쓰리라. 누구는 처음부터 베스트셀러 작가였으랴. 꼴찌도 1위 팀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반전을 꿈꾸며, 오늘도 글쓰기로 하루를 닫는다.


아쉬운 마음에, 아니 혹시혹시혹시라도 이 글을 본 눈 밝은 편집자가 쨘~하고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아니 나타나 달라는 마음으로, 출간제안서를 살포시 올립니다. 정말 별로라면...뭐, 그래도 울진 않을 겁니다. 대신 sockaejfjdnjtjwmdakf은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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