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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재민 Apr 28. 2024

잃어버린 꿈을 찾아주는 정다운 흥신소

고인돌과 고우리

“텔레비전 뉴스에서 DNA 유전자 검사로 친자를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간호사 실수로 뒤바뀐 걸 모른 채 살던 두 집안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즈음 우연히 병원에서 진료 기록을 확인한 병원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유전자 검사로 아이들이 바뀐 사실을 확인했다는 거였어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생겼을지 모르겠다는. 그래서 어머니께서 출산했던 병원을 물어물어 찾아갔죠.”      

인돌은 설명에 집중했고, 그동안 우리는 머그잔에 커피를 타 거실로 내왔다. 

“차 좀 드시면서 하세요.”

우리는 인돌 쪽으로 찻잔을 옮기면서 말했다. 다운에게도 한 잔을 돌려준 뒤 우리 역시 자기 앞에 찻잔을 놓고 앉았다. 순실이가 금세 우리 품에 달려가 안겼다.

“마시면서 하시죠.”

다운은 인돌에게 천천히 대화하자는 듯 말을 건넸다. 창밖에는 하얀 눈송이가 바람을 타고 흩날렸다. 

“병원은 문을 닫은 지 오래됐어요. 당시 일했던 사람들도 행방을 알 수 없었고요. 그래도 다행인 건, 병원을 인수한 인근 종합병원에 당시 진료 기록이 남아 있더군요. 거기서 알게 됐어요. 내 동생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딘가 바뀐 부모 밑에서 살아 있다는 사실을요.”

인돌의 음성이 가늘게 떨렸다. 차를 마시던 우리의 가느다란 양손도 떨고 있었다. 그때였다. 출입문이 거칠게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쾅, 하는 문소리와 함께 집 안에 들어선 건, 중년의 한 여성이었다. 여성을 발견한 인돌이 소스라치듯 놀랐다. 

“다, 당신이 어떻게 여길…”

우리와 다운은 깜짝 놀라 커피잔을 떨어뜨린 인돌과 찬 바람과 함께 등장한 여성의 아우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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