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무거워짐’ 기자가 두려워할 것
코로나 시대, 취재 환경을 돌파하는 방법
코로나19는 언론의 취재 환경도 바꿔 놓았습니다. 각종 행사나 기자회견이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한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온라인 취재 비중이 부쩍 늘었습니다.
국회의 경우도 본회의나 상임위 취재를 대부분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면이 불가피한 경우 제한된 인원에 한해 취재를 허용하는 정도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자들의 취재와 기사 작성 공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재택이나 기자실에서 유선으로 취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현장 취재가 원천적으로 막히다 보니 현장감 있는 기사가 나오기도 힘듭니다.
그런데요. 취재 환경이 변했다고 손 놓고 있으면 기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질까요? 코로나 시대 이전에도 기자실에서 종일을 보낸 기자들이 수두룩합니다. ‘짬밥’이 많은 기자들은 기자실로 출근해서 기자실로 퇴근하는 게 일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기자들한텐 이번 코로나 사태가 어쩌면 반가울지 모릅니다. 현장 취재를 하지 않는 ‘변명거리’가 생겼으니까요.
기자 초년병 때 한 선배의 조언이 떠오릅니다. “기자는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 당시는 그 말의 뜻을 알지 못했습니다. 기자는 왜 하필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는 건가? 살을 빼라는 소리인가?
기자실에 앉아서 출입처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나 정리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져 재미도 없는 기사나 끄적이는 모습을 보니, 기자의 엉덩이가 왜 가벼워야 하는지 알겠습니다.
운동화 끈 질끈 묶고 누가 이기나 한번 뛰어 봅시다.며칠 전 진행하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그만둔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40대 후반인데 너무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스튜디오에 앉아 자리를 잡고 말하는 게 무리라는 걸 느꼈다. 현장 경험이 더 필요하다. 방송도 즐겁고 보람 있지만 취재 현장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게 무서워졌다.”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게 무서워졌다는 그의 말이 묵직하게 와 박혔습니다. 저 역시 매너리즘에 빠져 손쉽게 취재하고 쉬운 기사만 써온 건 아니었는지. 그래서 독자들에게 재미도, 감동도 없는 글을 내놓은 건 아니었는지. 반성과 성찰이 한데 모아졌습니다.
“결국 시간과 노력이 좋은 품질의 기사를 만든다. 다른 곳에선 나오지 않는 기사들, 알면 도움이 되는 기사, 품질 높은 기사들을 쓸 수 있는 언론 환경이 됐으면 한다. 그런 매체들이 서로 경쟁하는 것을 꿈꾼다. 좋은 매체들이 많이 없어지고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저도 뉴스타파에서 살아남겠다.”
김경래 기자의 다짐 위에 제 다짐을 얹어봅니다. “저도 디트뉴스에서 살아남겠습니다.” 설 명절을 앞둔 휴일입니다. 가족과 함께 ‘집콕’하면서 티브이도 보고, 맛난 것도 배달시켜 드시면서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저도 보고 놀랬던 ‘미스 트롯 2’ 홍지윤 <배 띄워라> 띄웁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