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식투자
처음 테슬라에 투자를 시작할 때를 기억한다.
지금은 테슬라뿐만 아니라 투자 관련 방송을 하는 유튜버나 블로거들이 상당히 많지만, 그때는 지금에 비하면 정말 소수였다. 나는 소량의 지식으로도 괜찮은 선택(투자)을 했던 그때를 돌아본다.
요즘은 테슬라 관련 뉴스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생산자 물가지수, 소비자 물가지수, 실업수당 청구건수, 장단기 금리 차이, 유가 변동, 국제 정세 등의 다양한 이슈들이 여러 유튜버나 블로거들을 통해 숙제처럼 매일 쌓인다.
덕분에 나는 전보다 똑똑해졌지만 투자는 더 어렵게 느껴진다.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경제 지식과 정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투자 타이밍을 놓치게 만드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해석을 접하는 것도 좋았지만 점점 봐야할 분량이 많아지니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감도 쌓여갔다. 그래서 괜찮은 몇 개를 제외하고 전부 구독(이웃) 취소했다.
전문가들이란 사람들 조차 결과를 두고 뒤늦은 해석을 할 뿐 정확한 예측을 일관되게 말하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고 늘 폭락만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고 보면 주식투자는 전 세계인의 눈치게임인 것 같다. 사람들은 그 거대한 눈치게임에서 이겨보려고 전 세계 투자자들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려 든다.
나는 주식창을 들여다볼 때마다 금강하구둑에 있는 가창오리 떼의 하늘 군무가 생각난다. 수십만 마리의 오리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형상을 만들며 하늘을 날아다닌다.
모든 오리들(사람들)의 생각을 통계 낼 수도 없고, 오리들의 날갯짓이 주변 오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으며, 그 영향받은 오리가 또 그 주변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어찌 되었든 이런 방식으로 오리 떼의 군무가(투자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오리들이 이번에 늑대의 모양을 만들었으니 다음은 호랑이 형상일 겁니다. 저번에도 그랬거든요."
전문가들의 말을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얼마 전 미국의 어느 경제 전문가가 이런 말을 했다.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은 50%로 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30%로 보고 있다 해도, 침체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 말 그대로 ‘확률’ 일뿐이기 때문이다.
오늘 미국 오리가 사우디 오리와 어떤 합의를 할지, 중국 오리가 다시 봉쇄를 하는 것은 아닌지, 러시아 오리와 우크라이나 오리가 밀수출 합의를 언제 어떻게 할지, 유럽 오리들은 같이 날지 흩어질지... 그리고 각각의 사건들이 언제 어떻게 얼마나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또 모르는 일들이 다시 이 거대한 오리 떼 어딘가에서 나비효과를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아도 다 지나고 나서야 무릎을 치는 것이다.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 지구의 수십억 마리 오리 떼 안에서 날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가 전 세계인의 운명을 이렇게나 바꿀 줄 누가 알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