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미스트 Jan 17. 2024

초품아의 미래

폐교

   살고 있는 신도시에는 학교가 많다. 한두 블록만 걸으면 또 학교다. 학교를 품지 않은 아파트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다. 지금이야 학교마다 1,000명이 넘도록 바글바글한데 합계출산율 0.6을 바라보는 시대에 앞으로도 그럴까? 지금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10~20년만 지나면 또 다른 세상이 되어있을 것 같다.


   학교에 갈 아이들은 급격히 줄어든다. 요즘 지방의 소도시나, 서울의 일부 지역처럼 결국 학교 간 통폐합과 폐교는 낯선 이야기가 아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많은 학교들은 어떻게 될까? 그래서 나만의 예측과 상상을 해본다.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중장년들은 지금이야 평일 낮에 다들 일하러 이 베드타운을 빠져나가는데, 이 사람들이 은퇴하고 언젠가 노인이 되면 다들 집에서 무얼 할까? (아파트 대출은 다 갚았을까?)


   태어난 많은 아이들을 수용하는 어린이집과 학교가 필요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점차 많아지는 노인들을 수용할 시설들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도 가뜩이나 경쟁률이 높은 동네 복컴 프로그램과 시설 가지고는 아마 턱없이 부족할 것 같다.


   그래서 아파트가 품고 있는(주택단지와 가까운) 학교들이 거점이 되어 주변 아파트의 노인들의 생활과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취미 같은 활동부터 의료, 요양, 돌봄 등을 지원하는 그런 역할 말이다.


   주택단지와 가깝고, 분리된 공간(교실)도 많고, 실외활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장도 있고 체육관과 강당도 있다. 운동회도 하고, 소풍도 가고, 축제도 하는 거다. 일부 공간으로 요양시설로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유치원과 학교에 가던 것처럼 집에만 있는 이 많은 노인들의 매일의 '갈 곳'이 되어주는 것이다.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다. 아이가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 학교가 인접한 아파트는 선호도가 높다는데서 나온 말이다. (앞으로는 저출생으로 초품아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학교가 앞으로 노인들이 '갈 곳'이나 '있을 곳'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미래에는 노인이 학교(?)까지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 아파트가 지금의 초품아 같은 인기를 얻지 않을까?


   음, 요양서비스 시설을 품은 아파트니까, 요품아?? 아님 말고 ㅋㅋ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와 인덱스 투자의 닮은 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