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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May 17. 2022

첫 브런치 북 발행 후 소회

브런치작가, 글쓰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1 말이었다.

   운이 좋게도 브런치 작가 신청 2번 만에 통과하고, 나는 그렇게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호기롭게 글의 계획을 잡았다. 몇 개 써둔 글도 있어서 약간 다듬어서 올리는 방식으로 일주일에 2편씩 썼다.


   하지만 나중에는 일주일에 한편 쓰기도 어려웠고, 가장 최근의 글은 나올 때까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역시 글솜씨는 물론이거니와 경험이 많아야 하는 것 같다.


   단순히 경험의 물리적 횟수가 아니다. 하나의 현상도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봐야 하며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 일 것 같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내 글을 누가 읽는 것이 신기했고, 내 글이 라이킷 되는 것도 신기했다. DAUM에 4편이나 게시되어 폭발적으로 조회 수가 올라갔던 것은 더욱 신기했다. 이때만 해도 나는 내가 글 쓰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줄만 알았다.


   파이어를 선언하면, 나는 시골에 집을 짓고, 자급자족 수준의 농사를 짓고 남는 시간에는 글을 쓰며 보낼 생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글이나 쓰며'라는 표현을 했다. 지금껏 스무 편의 글을 쓰며 내 입에서는 어느새 '글이나 쓰며'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도서관에서 제목이 눈에 띄는 에세이를 집어 들고 읽다 보면 '뭐 이렇게 허접하게 썼는지', '쓸 거 없으니까 중반부 이후부터는 책 한 권 만드려고 억지로 썼네'하며 흉도 많이 봤다. 하지만 이제야 깨닫는다. 이만큼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는 어떤 글을 써볼지 조금 고민 중이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도 마음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손을 들었지만, 아직 어떤 녀석의 말을 들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는 좀 힘을 빼고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여행 같은 이목을 끌만한 경험도 없다. 일만 하며 살아온 자영업자가 무슨 다채로운 생각과 경험이 많을까? 인정하기로 했다. 그저 글을 쓰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인데 언젠가부터 내 글을 읽는 분들을 의식했고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간의 글들을 묶어 브런치 북으로 발행하니 한 개의 ‘마디’가 생겼고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새로운 마디를 시작하는 이제는 너무 애쓰지는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본래의 내 취지에 맞게 마음껏 써야겠다.


   신기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쓰니 금방 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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