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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May 14. 2022

나는 파이어를 앞두고 있다.

무소속의 미래

   인생은 유한하다.

   주변인이나 유명인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 사실을 더욱 체감하게 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절대 권력을 가졌다 해도 사람은 결국 죽는다. 이렇게 누군가의 부고를 들을 때면 나는 '허망함'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그래서 나는 내 죽음이 궁금해질 때가 있었다. 그때의 나는, 죽기 전에 나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어떤 후회를 할까?



   더 많은 돈을 손에 쥐었어야 했다고 생각할까? 더 오랜 시간 일했어야 했다고 후회를 할까? 언젠가 매출이 곤두박질쳤던 때를 아쉬워할까? 더 멋있고 더 잘나지 못한 것을 후회할까? 더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한 것을 후회할까?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던 것을 후회할까? 아니 기억하기나 할까?


   이 질문들에 지금 감히 답하건대, 나는 죽을 때 저런 후회들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분명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이고, 그마저도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그래서 나는 단 하루라도 더 자유롭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느낀다. 남이 바라는 인생이 아닌 내가 꿈꾸는 인생을 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자유'라는 말을 제일 좋아한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으로 유명한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며 욕심과 두려움을 내려놓으면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나는 해석한다.




   나는 16년 전 무리에서 나왔다.

   이런 무소속의 삶을 시작하며 두려움과 고독함을 겪었다. 하지만 두려움은 진짜가 아니었고, 고독함 뒤에는 자유가 숨어있었다. 그리고 욕심을 덜어내고 애쓰지 않을수록 몸과 마음이 평안해지고 자유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깨달음을 현실 생활에 하나하나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1/ 소속을 읽고 나는 대답을 잃었다.

2/ 고독과 자유는 한 몸이다.

3/ 집안 곳곳은 나의 실수들로 채워져 있었다.

4/ 320리터 냉장고, 10키로 세탁기의 장점

5/ 손쉽게 채소를 챙겨 먹는 방법

6/ 고객이 왕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왕이라서 그렇다.

7/ 나는 입을 옷 '1년 치'를 미리 정해 놓는다.

8/ 오히려 더 잘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

9/ 나의 주식투자 방법

10/ 경로당을 접수하겠다.

11/ 집안일을 분담하는 방법

12/ 명문고 실패자가 본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13/ 나는 즐겁게 살고 있는가?

14/ 1인 기업이 회의하는 법

15/ 순차적 삭발

16/ 아파트 당첨되면 어떡하지?

17/ 내 아이에게 입시 사교육이 필요한가?

18/ 은퇴 예산이 생각보다 줄어들었다.

19/ 시간은 또 흘러가기 때문이다.

20/ 나는 파이어를 앞두고 있다.



나는 파이어를 앞두고 있다.

파이어를 이루면 나는 다음의 두 질문의 답을 찾고 싶다.


돈 문제에서(노동에서) 자유로워진다면, 나는 무엇을 원하고 꿈꾸게 될까?

내가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면, 나는 어떤 인간관계를 맺고 지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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