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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연 May 12. 2019

트리플 코코넛 케이크


 홈베이커이며 배우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 제과 제빵 학교를 다니지 않고서는 A부터 Z, 작은 것까지 나에게 알려줄 곳은 없다는 것이다. 각종 공방에서 진행하는 원데이 클래스, 정규 클래스, 전문가 코스 등 셀 수 없이 많은 곳들은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또는 쉽게 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드는데 집중한다. '라흐마니노프 쉽게 따라 하기!' 말고, 초보가 자신감 있는 케이크 메이커가 될 수 있도록 해 주는,  ‘악보를 읽고 음계를 이해하기' 식의 수업이 없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고충이다. 쑥 콩 케이크, 인절미 다쿠아즈 말고, 케이크 시트를 완벽하게 알려주면서 느끼하지 않은 버터크림과 깨끗한 기본 아이싱을 배울 수 있게 하는 수업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최근 아이싱 수업은 대부분 주로 하얀 생크림 케이크 아이싱이다)

 

  나는 영미권의 온라인 베이킹 커뮤니티에 의존하여 정보를 얻는 편인데, 상당히 많은 수의 베이킹 블로거와 전문가들을 살펴보며 사 모은 베이킹 책도 몇 권 된다. 정말 많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지만 나도 몰랐던 인기 홈베이커 들을 거의 2-3일에 한 번꼴로 발견한다. 이번에 구매한 베이킹 책도 갑자기 알게 된 지은이의 책인데, 여기저기 소개하고 호평하기에, 또 구성이 다른 책들과는 달라서 사보았다.

 

Odette Williams의 책 ‘Simple Cakes’는 기본 케이크(시트) 레시피 여러 개, 아이싱과 버터크림(토핑), 필링 레시피, 그리고 번트나 파운드케이크로의 변형 등을 소개하는 책이다. 여기서 원하는 케이크와 아이싱을 고르고 조합해 스스로 케이크를 구성하게끔 도와준다. 주문한 지 2주 만에 받아서 처음 읽어 보았을 땐 레시피도 너무 적고 단조로워 이게 뭘까 싶었는데 여러 번에 걸쳐 꼼꼼히 살펴보면서 굉장히 명료하게 써진 책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케이크 레시피 따로, 아이싱 레시피 따로 있으니 페이지가 단순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보통 레시피를 보았을 때 시트와 필링은 좋은데 아이싱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경험 부족 케이크 메이커는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꽉 막힌 상황에 처한다.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큰일이 나지는 않을지, 다른 것을 조합하면 정말 괜찮을지 결정할 자신감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본 케이크 레시피에 이 케이크와 어울릴 토핑이 무엇인지, 몇 페이지에 있는지 추천을 해주기도 하고, 번트 틀이나 파운드 틀을 이용 시 어떻게 변형하면 될지도 소개한다. 궁금증과 걱정을 덜어주는 인내심 많은 선생님 같은 책. 이렇게 오픈된 구성을 통해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 책에서 첫 번째로 골라 본 레시피는 바로 Versitle Coconut Cake (활용성 좋은 코코넛 케이크).

 코코넛 맛 디저트에서는 최대한 재료의 맛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망고 디저트라고 해서 시켰는데 눈을 감고 명상하며 맛보아야 겨우 망고맛을 느껴야 하는 실망감은 흔치 않게 겪는다. 열대 과일 재료를 쓸 때는, 재료가 타고나게 받은 축복을 최대한 강조하여 그 축복에 존중을 표하고 싶다.

 이전에 누가 번트 케이크 팬을 선물해주셨었는데 크림치즈 파운드 이후, 거기에 굽고 싶은 적절한 레시피를 찾지 못했었다. 이 책 속의 코코넛 케이크는 꼭 번트로 구워야겠다 생각했다. 그러면 거기에 어울리는 코코넛 아이싱을 예쁘게 드립해 볼 수도 있고...

 이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나의 케이크에는 코코넛이 세 번에 걸쳐 쓰인다. 케이크에 간 건 코코넛과 코 코널 플라워로 한번, 코코넛 밀크 아이싱으로 또 한 번, 마지막으로는 토핑으로 뿌리는 구운 코코넛 가루 까지. 아무리 미각이 둔한 사람도 이게 코코넛 케이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RECIPE

Triple Coconut Cake (트리플 코코넛 케이크)

from Odette William's Versitile Coconut Cake in <Simple Cake> (Ten Speed Press 2019)

상기 책에서 발췌 후 번안된 레시피입니다.


Ingredients 재료

번트 팬 사이즈: Nordic Ware 6 Cups Original Bundt Pan (외경 20cm)

* 팬 사이즈를 반드시 확인할 것! 주로 팬 바깥에 표기되어있다.


케이크

1. 1 컵 (130g) 다목적 중력분 밀가루

2. 1 teaspoon 베이킹파우더

3. 1/4 teaspoon  소금

4. 1컵 (70g) 작게 간 건 코코넛

5. 3/4컵 (150g) 설탕

6. 달걀 2개 (실온)

7. 2/3 컵 (160ml) 잘 저은 무가당 코코넛 밀크

8. 8 Tablespoons (115 g) 무염 버터 녹인 것.


코코넛 글레이즈

1. 1컵 (115g) 슈가파우더

2. 3 1/2 Tablespoons  잘 저은 무가당 코코넛 밀크


토핑

오븐에 160에℃ 에서 15분 정도 구운 건 코코넛 (잘게 간 것이나 얇고 널찍하게 쉐이빙 된 형태도 좋다)

코코넛의 하얀 느낌을 유지하고 싶다면 굽지 않아도 된다


Method  방법

케이크

1. 오븐을 176 ℃ 예열한다.

2. 번트 팬을 사용할 경우: 팬 안쪽과 중심부 모두, 반죽이 닿을 부분을 특히 꼼꼼하게 버터칠을 하고 밀가루를 골고루 뿌려 덮어준다.

일반 원형 케이크 팬을 사용할 경우: 팬 안쪽 면 전체에 버터칠을 해주고 베이킹 페이퍼 (parchment paper)를 덮어준다. 페이퍼 위에 다시 버터칠을 해준다.

*종이가 없을 경우 버터칠을 하고 코코넛 가루(flour)를 뿌린 뒤 뒤집어 툭툭 쳐 남은 가루를 털어낸다.


*번트 팬에 버터칠과 밀가루를 해주는 과정은 다 구워진 케이크를 꺼내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부분을 해주지 않으면 열심히 구운 케이크를 꺼낼 때 팬에 익은 반죽이 붙어 대참사가 벌어지고 다 함께 통곡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3. 체에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함께 쳐서 큰 믹싱볼에 담고, 간 코코넛과 설탕을 넣고 잘 섞이도록 믹스한다.

4. 작은 볼에 달걀과 코코넛 밀크를 넣고 고운 느낌이 되도록 잘 믹스한 뒤, 가루 믹스(3.)에 천천히 부어 넣고 믹스한다.

5. 녹은 버터를 넣고 잘 섞이도록 믹스한다.

6. 준비된 팬의 2/3 정도까지만 반죽을 담고 납작한 나이프등으로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어 준다. 작업대나 테이블 위에 팬을 3번 정도 힘 있게 내리쳐 반죽 안 공기 방울들을 없애준다.

7. 오븐 중앙에 놓고 30분에서 35분 정도, 또는 케이크 테스터에 반죽에 묻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굽는다. 살짝 눌렀을 때 다시 올라올 정도로 탄성이 있는 상태.

*번트 케이크는 구울 때 많이 부풀어 오르며, 반죽을 팬에 2/3(70%) 보다 많이 채웠을 경우 넘칠 듯이 부풀기도 하는데, 정말로 넘치는 것이 아니라면 많이 부풀어 오르고 크랙이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레시피를 따르거나 익을 때까지 굽는다. 식으면서 부푼 것이 확연하게 가라앉으며, 어차피 뒤집을 것이므로 굽는 동안의 모양에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8. 다 구워진 케이크를 팬 채로 꺼내 15분 이상 식힌 뒤, 식힘망을 번트 팬에 뒤집어 얹고 번트 팬과 식힘망을 함께 잡고 다시 반대로 뒤집어 테이블에 힘 있게 내리친다. 한 번에 나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꺼내려고 하지 말고 여러 번 시도하여 꺼낸다. 작은 버터나이프로 케이크 테두리를 살살 분리해주면 도움이 된다. 식힘망에서 완전히 식힌다.

9. 케이크가 완전히 식는 동안 코코넛 글레이즈 만들기: 슈가파우더와 코코넛 밀크를 믹스한다. 코코넛 밀크로 원하는 농도를 만들어준다.

10.  케이크와 식힘망을 그보다 크거나 같은 사이즈의 베이킹 시트 등에 올리고 천천히 글레이즈를 붓는다. 망 아래로 흐른 글레이즈를 다시 모아 붓는 과정을 여러 번 해야 하니 흐르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고 케이크 위가 충분히 덮이도록 글레이징 한다.

11. 글레이즈가 굳기 전에 오븐에 구운 코코넛을 원하는 만큼 뿌린다. 빵칼로 커팅하여 서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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