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잠에서 깼다. 마치 학창 시절 야간 자율학습을 하다가 너무 졸린 나머지 책상에 엎드려 잠에 들었는데, 지나가던 감독 선생님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 어깨를 ‘툭’ 건드려 놀란 것처럼 몸은 들썩였고 감겨있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친구들이 놀러 왔는지 자정까지 웃음소리로 가득하던 윗집도 조용하고, 8평 내지 작은 방이 아직 캄캄한 것을 보니 아직 새벽녘을 지나고 있는 듯했다.
‘자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 져서 잠이 깰까 봐 물도 안 마셨는데, 오늘도 새벽에 깼네..‘
’이럴 줄 알았으면 따뜻한 차라도 마실 걸 그랬나..‘
아직 잠에 취해 있는 건지, 밤새 켜 놓은 전기장판의 따뜻한 온기에 취한 건지 온몸이 늘어졌다. 눈만 내 것인 듯했고, 나머지는 신체는 이미 침대의 것이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늘어진 몸을 침대에 맡긴 채로 방바닥을 향해 손을 뻗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바닥을 계속 더듬었다.
어젯밤 잠들기 전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침대에 늘어진 몸은 곧장이라도 방바닥으로 흘러 내려올 것 같았다. 하반신만 걸쳐 있으니 내려와 있다고 해도 무방할지도 모르겠다.
’분명 여기쯤이었는데..‘
‘어..? 어어...?! 억!‘
‘쿵!’
결국 반쯤 걸쳐있던 몸은 완전히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침대 옆에 놓여 있던 좌식 책상에 머리를 부딪혔다.
’아, 그냥 일어날 걸,,‘
방바닥에 떨어도 졌겠다. 일어나서 휴대폰을 찾기 시작했다. 잠시 후 휴대폰은 좌식 책상 위에서 발견되었다.
‘이러니까 방바닥을 한참 동안 더듬었는데도 손에 닿지가 않지’
‘(한숨을 깊게 내쉬며) 내가 여기 두었는데 누굴 탓하겠어..‘
휴대폰을 집어 들어서 우측 버튼을 눌렀데 이상하게도 화면이 켜지지 않았다.
‘뭐지..? 설마 배터리가 없나?’
바로 옆에 스탠드 조명이 있다는 사실을 새까맣게 잊은 채 다시 캄캄한 어둠 속에서 충전기를 찾기 시작했다. 충전기는 항상 침대 머리맡에 있는 콘센트에 꽂아 두었는데 다행히도 제자리에 있었다. 충전기 선의 연결 핀을 집어서 휴대폰에 연결한 뒤에 전원을 켰다. 전원이 들어온 휴대폰에서 새어 나오는 빛 때문에 눈은 단추구멍만 해졌지만, 다행히도 새벽 세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