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빵도 좋아해주세요
드디어 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내게 찬 바람이 불어온다는 것은 지난 몇 달간 길거리에 보이지 않던 “황금 잉어빵”내지 “황금 붕어빵”이라는 현수막이 붙은 주홍빛의 천막이 보일 것이라는 징조기도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옷을 많이 껴입어야 해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추운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것들이 있기에 내심 반가웠다.
주홍빛 천막은 해가 저물어 갈 때쯤에야 불이 켜졌다. 지나는 이들은 밤을 맞이하고 있거늘, 신기하게도 주홍빛 천막의 아침은 해가 다 지고 나서야 시작됐다. 마치 아침 출근길을 준비하는 회사원 마냥 분주한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마침 천막 앞을 지나가는 한 사람이 천막을 바라보며 서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윽고 주홍빛에 홀린 듯이 다가와 멈춰 섰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붕어빵 얼마예요?’
‘3개에 2천 원이에요’
‘붕어빵 가격이 많이 올랐네요..’
‘그쵸? 옛날에는 천 원에 4개씩 팔고 그럴 때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기분이 좋았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안 오른 게 없어서 나도 참 그래요..’
‘그러게요.. 그래도 붕어빵은 맛있으니까 괜찮아요. 제가 이거 먹으려고 봄, 여름 지나서 가을 내내 기다렸거든요. 팥 3개랑, 슈크림 3개씩 4천 원 치만 주세요’
‘학생 혹시 바쁜가?’
‘아니요. 괜찮아요’
‘그럼 내가 따끈따끈하게 금방 구워서 줄 테니 잠깐만 기다려요’
‘네, 감사합니다’
붕어의 모양을 하고 있는 회전판이 몇 번을 돌고 돌았을 때쯤 아주머니는 봉투에 붕어빵을 담고 계셨다.
‘학생은 예쁘니까 내가 하나 더 넣어줄게. 뭘로 넣어 줄까?’
‘어, 저는 그럼 팥이요!’
‘학생 좋아하는 팥 하나 더 넣었으니까 따뜻할 때 언능 가서 먹어’
‘네, 감사합니다!’
겨울 내내 거리에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밀가루와 팥이 익어가는 단내로 가득했다.